주홍범 광동한방병원 원장 “근골격계 질환, 통합치료로 상호보완”

[정희원 기자] 최근 급성질환이 아닌 퇴행성 만성질환 치료를 요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한양방 통합진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부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한의사와 의사의 협진이 이뤄지고 있으나, 양방에 검사를 의뢰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연구도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1994년 개원한 광동한방병원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진료분야에서 협진을 시행하고 있다. 한방과 양방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복수면허 의료인까지 함께 치료 계획을 고민하는 것이 이 병원의 특징이다.  

 

복수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한의사가 의대에 편입하거나 의사가 한의대에 편입해 의사, 한의사 면허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한다. 복수 면허를 얻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다 보니, 국내 복수면허자는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방과 양방을 동시에 할 줄 알면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념 하나로 복수면허를 취득했다는 주홍범 광동한방병원 원장을 만나 한양방 통합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근골격계 질환을 주요 진료과목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다수 질환은 치료를 한다고 해서 바로 낫지 않지만, 근골격계 질환은 치료의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복통과 설사와 같은 내과질환인 경우 진단과 치료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통증 질환은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치료를 한 그 자리에서 호전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진료하는데 재미가 있다."

 

-한의사와 의사 복수면허 취득이 진료 시 어느 부분에 가장 도움 되는가.  

 

"한 자리에서 모든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어느 한 쪽에 의뢰하지 않고 할 수 있다 보니 환자상태에 따른 치료결정이 빠르다. 의사나 한의사로부터 진료 요청을 받았을 때도 양방과 한방을 모두 이해하는 입장에서 훨씬 심도 있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진료 시 한의학과 양의학을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가. 

 

"양의학은 객관성이 강점이다. 각종 검사는 우리 몸에 관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러한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명확히 안 되는 증상들이 있다. 예를 들면 잘 체하고, 머리도 아프고, 몸이 여기저기 쑤시는데, 내시경과 뇌 MRI,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해도 뚜렷한 이상이 나오지 않는 경우다.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담음’이라고 하여 이러한 증상 군들을 모아 여러 유형의 질환으로 분류해 놓았다. 거기에 맞게 침 치료하고 한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근골격계 질환에도 양한방 통합적인 진료를 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감별하기 위해 직접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MRI 촬영을 하기도 한다. 디스크가 심하게 탈출되었거나 염증이 심해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있다면 신경차단술 등의 양방시술로 급한 불을 끄고 침이나 한약 등의 한방적인 방법으로 관리해 나간다. 이렇게 다각도에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치료를 진행하다 보니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있어 통합의료가 꼭 필요한가.  

 

"한의학, 양의학 모두 인체를 바라볼 때 맹점이 있다. 한의학은 환자의 주관적 증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정밀함이나 객관성이 부족하고, 양의학은 그 반대다. 근골격계 질환은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능적인 측면도 살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을 상호보완하기 위해 통합의료는 꼭 필요하다."

 

-진료 외 복수면허 의료인으로서의 활동내역에 대해 알려달라. 

 

"주로 근골격계 통증질환에 대해 한양방 통합치료를 하다 보니,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다른 의사나 한의사 그리고 복수면허의사에게 알리고 싶어 여러 학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책도 준비 중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양방과 한방,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제언해달라.

 

"한양방을 떠나서 훌륭한 의사는 절대 자기만의 치료법만을 맹신하지 않는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최적일지를 고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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