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종전보다 0.2%p(포인트) 내린 –1.0%로 전망했다. 다만 전망치 자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미국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아 전망치를 올렸다.
OECD는 16일 공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지난 6월 -1.2%(Single-hit·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는 경우)를 제시한 후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시나리오에서 8월 전망치를 –0.8%로 높였다가 한 달 만에 다시 0.2%포인트 내린 것이다.
8월 중순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은 지난 6월·8월 전망치 3.1%를 유지했다.
반대로 중국과 미국,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높였다. OECD는 지난 6월과 7월 올해 미국 성장률이 –7.3%로 떨어진다고 예상했으나 이번 중간전망에서는 –3.8%로 3.5%p 올렸다. 경제활동 재개 이후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나타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6월 전망치 -2.6%에서 1.8%로 4.4%p 올렸다. 주요 20개국(G20)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 전망이다. 독일 전망치도 지난 6월 –6.6%에서 –5.4%로 1.2%p, 일본은 -6.0%에서 -5.8%로 0.2%p 각각 높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6.0%에서 –4.5%로 1.5%p 높였다. 내년 전세계 경기는 5.0%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중국, 미국, 유럽의 전망치를 상향했다”고 밝혔다.
다만 OECD는 “각국의 경제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경기가 조금씩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여름 이후 글로벌 경기는 회복 모멘텀을 다소 잃은 모습”이라며 “글로벌 교역도 4월보다는 회복했지만 여전히 약해 한국, 독일, 일본의 경기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G20 중에서는 중국(1.8%) 다음으로 높았다. 이와 대해 기획재정부는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2020년 성장률이 가장 양호하고, G20 국가 중에서는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선방했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내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 관련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약한 강도의 방역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거나 효과적인 치료제,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보급될 경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7%대를 나타낸다고 봤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엄격한 경제봉쇄 조치가 다시 시행될 경우 기업파산, 실직, 소비·투자 위축에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2∼-3%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pjh12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