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Z세대의 재테크 신풍속…어릴 때부터 장기 투자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요즘 10대~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주식 등 장기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서로 갖고 싶은 브랜드의 옷과 신발, 가방 등을 사달라고 부모에게 조르곤 했는데, 요즘에는 친구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본인도 투자를 하고 싶다는 자녀들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자녀들의 청약저축이나 은행 적금을 줄이고, 자녀 이름으로 우량 주식을 매입하거나 주식형 펀드를 가입하는 고객들이 확실히 늘었다. 본인 자금의 폴트폴리오 변화보다 자녀대의 미래자금에 대한 장기투자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Z세대는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났다. 이들은 과거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혼재된 환경에서 자란 세대와 달리 어릴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온라인과 친숙하다. TV보다는 스마트폰, 동영상 콘텐츠가 익숙하며 문화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유튜브를 보고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에 기존의 유명 셀럽의 광고보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들의 정보 공유 채널에서는 요새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재테크 노하우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고, 그만큼 관심도 뜨겁다.

 

이에 따라 과거에 나온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대표의 “학원비 내주지 말고 주식을 사줘라”는 발언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녀의 미래를 보는 관점에서 볼 때도 사교육비에 무리하게 올인하는 것보다는 어릴 때부터 장기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려주고, 동시에 금융지능을 길러주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동학개미’ 열풍이 불고, 은행금리도 낮아지면서 본인의 투자뿐만 아니라 자녀의 미래자금 마련을 위해 미성년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유행에 따라 장미빛 기대만 가지고 투자하기보다는 장기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으로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부모가 자녀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주식을 사주는 등 자녀 명의로 투자하는 것도 역시 증여에 해당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자녀 명의로 투자 과련 계좌를 개설한 후 돈을 입금할 때는 늦어도 3개월 안에 증여 신고를 해야 한다. 증여세 신고는 국세청 홈텍스를 통해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하면 된다.

 

미성년 자녀 계좌에 대한 증여세는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비과세이고, 성년인 자녀에 대해서는 5000만원까지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10년마다 비과세 한도를 적용받기 때문에 최초 증여 시점으로부터 소급해 과서 10년 동안의 지급액을 체크해야 불의의 증여세를 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향후 본 투자액을 바탕으로 자녀의 재산형성의 종자돈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면, 반드시 증여신고를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또한 자녀 명의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다면 단지 주식만 사기보다 이를 통해 자녀의 경제관념을 건전히 하고 금융교육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 투자한 회사의 주주로서 회사의 성장을 바라보며, 배당도 받으면서 꾸준히 실전 투자를 배운다면, 이보다 더 큰 경제교육이 있을까 싶다.

 

다만 전문가들은 언제 투자할지 예측하려 하지 말고,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신중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조언한다.

 

무조건적인 장기 투자가 정답은 아니다.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가 중요하다. 앞으로는 선도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추가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선도기업을 선택해서 장기 투자하는 모습으로 가야 승산이 있다. 새로운 세대의 재테크에도 결국 현명한 투자를 하려면,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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