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풍력 매출 감소세…터빈 국산화율도 ‘뚝’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 두산중공업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육성 흐름 속에서 한국의 풍력산업은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 및 매출 규모를 비롯해 핵심 부품인 풍력 터빈의 국산화율도 갈수록 하락세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RPS대상 풍력설비 터빈 국산 점유율은 지난 2016년 70.4%에서 올해 상반기 49.2%로 21.2%포인트 감소했다. 터빈은 풍력산업 설비 비용의 51%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과거 8곳에 달했던 국내 풍력터빈업체는 유니슨, 두산중공업, 효성중공업 정도만 남은 상태다.

 

 풍력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체 수도 지난 2016년 28곳에서 2018년 22곳으로 6곳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인원은 1718명에서 1580명으로, 국내 매출은 7560억 원에서 6950억 원으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 보급량은 당초 목표치의 20%인 150MW에 그쳤다. 다만 최근 들어 풍력터빈을 비롯해 기초 구조물, 하부구조물 및 해저 케이블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주요 풍력업체들의 국내외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풍력산업의 매출규모는 상승 반전할 거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풍력산업은 작은 시장 규모, 주민수용성 문제 등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규모를 17.7GW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국내 풍력시장 육성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풍력발전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 및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여력이 크지 않은 실정”이라며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도 넘어야할 산이다. 터빈시스템을 비롯해 블레이드·발전기·변환기와 같은 핵심부품의 경우 글로벌 기업에 견줘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15~30% 가량 뒤처진다. 한 예로 두산중공업은 국책과제로 오는 2022년까지 8MW급 해상풍력 터빈을 개발할 계획지만, 전 세계 1위 풍력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는 일찌감치 지난 2018년 상업용 10MW 풍력 터빈을 개발한 바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GE는 2018년에 최대 용량인 12MW 터빈을 출시했고, 경쟁사인 지멘스 가메사는 최근 15MW 제품을 공개해 2024년부터 상용화하기로 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경만 의원은 “풍력발전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해 재생에너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부품 관련 중소기업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국산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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