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콜 맥주’ 시장, 2파전 시작... 제2의 '카스테라' 전쟁 펼쳐지나

 

사진=오비맥주의 무알콜 맥주 ‘카스 0.0’(카스제로).
사진=하이트제로.

 

[김대한 기자] 오비맥주가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하이트진로음료, 롯데칠성음료, 칭따오의 무알코올 제품에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까지 가세했다. 눈여겨볼 점은 오비맥주(카스)와 무알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하이트진로(테라)의 제2의 ‘카스테라’ 전쟁이다.

 

오비맥주는 26일부터 무알코올 맥주 ‘카스 0.0’(카스제로)을 선보인다. 355㎖ 캔맥주 제품으로 26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이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후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이다.

 

오비맥주가 무알코올 맥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는 ‘넘버원 음료 회사’(Number1 Beverage Company)가 되기 위한 슬로건 공모에 돌입할만큼 ‘무알콜 시장’ 장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주류 1위를 넘어 음료 회사로서 선두에 서는 것이 목표다. 소비 트랜드의 변화에 맞추고,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실제 오비맥주의 글로벌 지주사인 벨기에 주류기업 AB인베브는 2025년까지 전체 맥주 생산량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 맥주 비중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경에는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고 저도주와 무·논알코올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췄다.

 

시장규모도 커졌다. 세계 시장 조사 연구기관인 글로벌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제 무알콜 시장 규모는 2017년 160억 달러(약 18조원)에서 연 평균 7.6%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알콜 맥주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발 주자’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하이트제로는 201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6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하이트제로 판매량은 791만 캔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카스 제로 출시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두 번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 예측한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출시, 카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한편,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역시 성장세다.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0% 뛰었다. 올해 매출이 많이 증가한 셈이다. 이 제품은 알코올 함량 0.00%, 당류 0g, 저칼로리(30㎉)를 내세운다.

 

채널 다변화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뿐만 아니라 직영 몰인 칠성몰,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처를 늘려나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진출한 ‘칭따오 논알콜릭’도 월평균 3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kimkorea@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