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업다각화... 한국판아마존 향해 성큼

-내년 OTT 서비스 출시 목표... 싱가포르 업체 '훅' 인수 눈길
-'충성 고객' 2000만명 육박... 강력한 '락인효과' 노려볼 만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시스 제공.

 

[세계비즈=김대한 기자]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 중고거래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한국판 아마존’ 실현에 나선다. 2000만 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각 영역의 강자들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년 OTT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쿠팡은 최근 ‘온라인 음악 서비스 제공업’과 ‘기타 부가통신 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를 사업 목록에 추가했다.

 

또한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의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하는가 하면, 지난 9월에는 라이브 커머스 분야 경력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방송 관련 인력을 모집하기도 했다. 이에 쿠팡의 OTT사업 진출설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쿠팡은 OTT서비스는 물론 중고거래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B2C(사업자-소비자)를 우선으로 시장에 안착한 경험을 살려 C2C(소비자-소비자)까지 영역을 넓히는 게 골자다.

 

쿠팡의 광범위한 사업 확장은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순이용자(MAU)는 2000만 명에 육박, 대략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고 있다.

 

강력한 ‘락인효과’(기존에 이용하던 것을 계속 선택하게 되는 현상)로 기존 고객들을 새로운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끌어갈 공산이 크다. 이미 모두가 사용한다는 대중성이 있어 자사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홍보도 용이하다. 전례 없는 사업 확장으로 커진 회의적인 시선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쿠팡의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가 일례다. 쿠페이는 쿠팡 회원이 결제카드를 등록해놓으면,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을 거치지 않고 구매버튼만 눌러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일반결제는 물론 쿠팡의 중고거래 서비스에도 활용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사진=쿠팡 최고기술책임자(CTO) 투안 팸. 쿠팡 제공.

 

인재 흡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투안 팸 전 우버 CTO(최고기술경영자)를 신임 CTO로 선임했다. 팸 CTO는 2013년 우버에 합류해 당시 연간 승차공유 횟수가 1000만건 수준이던 우버를 매년 70억건 이상의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쿠팡이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사업들은 모두 활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4년 1926억원에서 연평균 26.3%씩 성장해 올해 7801억원에 달한다.

 

중고거래 시장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를 20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개인 간 거래라는 특성상 탓에 통계적 한계가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성장 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실제 중고 직거래 앱 당근마켓은 지난 5월, 사용자 수 679만 명을 기록하며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기존 온라인 쇼핑 플랫폼 시장의 강자 11번가(604만 명), G마켓(521만 명) 등을 넘어선 수치다.

 

‘한국판아마존’을 실현하기 위한 쿠팡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한 미디어 관계자는 “장점이 많지만, 후발주자로서 콘텐츠 물량부터 채워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 및 독립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다른 유통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주는 영향력을 얻기 위해 적자를 감수했던 쿠팡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각각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들과 어떠한 차별점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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