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 '온 힘'

SK이노, 폐플라스틱 분해에 얻은 열분해유로 화학제품 시제품 제조
효성, 리사이클 섬유로 된 가방 제작…롯데, PCR-PP 소재 개발 성공

주요국의 플라스틱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주요 화학업체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원 연구원이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솔벤트 품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화학업계가 플라스틱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는 주요 국가 및 고객사들이 플라스틱 관련 규제 및 정책을 강화하고 나선 데 따른 대응책 성격이 짙다.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사 기술혁신연구원이 지난달 폐플라스틱을 고온 분해해 얻은 열분해유로 화학제품 시제품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조한 솔벤트는 종전 제품 대비 파라핀 함량이 높고 냄새도 적다는 게 특징이다. 솔벤트는 세정제, 페인트 희석제, 화학공정 용매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아울러 이번에 시제품 제조에 성공한 윤활기유 역시 ‘그룹-3 플러스’급 최고급 기유를 만들기에 적합한 성질을 갖고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 윤활유를 만드는 주원료이자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재료다.

 

 효성티앤씨는 환경부 및 제주도개발공사와 손잡고 지난 7월부터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주도에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하면, 효성티앤씨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제주’를 만드는 식이다. 이후 친환경 스타트업 플리츠마마는 이 재생원사를 활용해 최종 가방제품을 제작한다. 효성 측은 “재활용 저탄소 소재 사업을 포함해 전 사업부문에서 친환경 제품 확대 및 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폐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가방. 효성티앤씨 제공

 

 롯데케미칼은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PCR-PP는 수거된 화장품 용기를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든 후 재차 가공 공정을 거쳐 새로 태어난 소재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이번 개발로 국내에서도 화장품 용기뿐만 아니라 식품 용기, 기타 산업 분야 등에서도 PCR-PP 소재를 적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한 뒤 폐페트병을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 루프’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업계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는 건 주요 국가의 플라스틱 관련 규제 강화 흐름과 연관 깊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비중을 55%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한 게 대표적인 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제품만 받겠다는 고객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은 “폐플라스틱 이슈 등 환경 문제에 직면한 화학 비즈니스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로 변화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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