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채식, 충치 일으킨다고?

Variety of fresh vegetables for detox diet.

[정희원 기자] 최근 '가치소비'가 떠오르며 동물성 식재료 대신 채식을 추구하는 '비거니즘(Veganism)'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200만 명으로 점점 증가세다. 

 

'먹는 것'은 건강과 직결되는 요소다. 충분한 채소·과일 섭취는 건강에 긍정적이지만, 100% 채식만 시행하고 있다면 건강상태를 충분히 돌보며 식단을 이어가야 한다.  채식은 치아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채식과 치아건강의 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극단적인 채식, 영양 불균형만? '충치 우려' 

 

극단적인 채식은 자칫 영양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신념·종교에 의한 채식이 아닌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한다면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  

 

채식으로 인한 영양불균형은 치아와 잇몸뼈에도 악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진세식 원장은 “채식하는 사람 중에는 열량의 상당수를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제대로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치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치아 사이에 낀 과일 찌꺼기와 과일의 높은 당 성분이 세균 번식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말린 과일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일을 말리면 당도가 높아지고, 설탕 성분이 응축돼 치아 표면에 끈적하게 잘 달라붙는다”며 “말린과일 섭취 후에는 충치와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꼼꼼한 양치질이 필수”라고 했다. 

 

◆균형 잡힌 채식, 입냄새 제거·치주질환 예방 효과 

 

극단적인 채식이 아닌 다양한 식물성 식품으로 섭취 열량을 줄이는 건강한 식단은 입속 건강에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입냄새를 억제하고 치주질환을 예방한다.  

 

진 원장은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세균을 씻어내는 침 분비를 촉진시켜 입냄새를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 채소는 잇몸으로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며 염증을 완화시키고,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고 설명했다. 

 

◆ 철분·칼슘… 채식으로 놓치기 쉬운 영양소, '이렇게' 챙겨야 

 

비건에게 부족한 영양소는 철분, 칼슘, 비타민B12 등이다. 진 원장은 “이들 영양소는 주로 육류에 많이 들어 있어 잘 챙겨야 한다”며 “특히 결핍 시 구강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철분은 치아와 뼈 건강을 튼튼하게 해주고, 면역력을 향상시켜 주는 영양소다. 평소 시금치·현미·콩류를 잘 챙겨먹는 게 유리하다. 이는 라임·레몬·오렌지 등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함께 먹으면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은 영양제 섭취도 도움이 된다. 

 

유제품·달걀을 먹지 않는 비건에게는 칼슘도 부족한 편이다.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이 부족하면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기 마련. 양배추·브로콜리·두부·견과류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때 비타민D가 풍부한 버섯, 참치, 새우 등을 함께 섭취하면 흡수에 유리하다.  

 

비타민B12는 동물성 식품으로만 섭취할 수 있어 채식주의자에게 흔히 결핍된다. 비타민B12가 부족할 경우 만성 피로, 빈혈,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잇몸과 혀가 잘 헐고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어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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