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홍보도 ‘쌍방향’으로… 유튜브 마케팅 총력

정보 전달 벗어나 소통 방점… 토크쇼·드라마 등 다양화
10만 구독자 실버버튼 늘어… 전문 크리에이터 양성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핵심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일방적인 정보 전달 위주의 기업 홍보 영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들이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에 방점을 둔 맞춤형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튜브 본사로부터 ‘실버버튼’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한 채널에게 유튜브 미국 본사가 수여하는 기념증서다. 한때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 그쳐 ‘노잼(NO와 재미있다를 합친 신조어)’으로 치부됐던 기업 홍보 영상이 이제는 유튜브 주력 콘텐츠가 된 것이다.

 

선풍적인 주식 열풍을 반영하듯 시장 전망이나 기업 분석 자료 등 주식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증권사 유튜브가 특히 인기다. 최근 실버버튼을 획득한 미래에셋대우의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의 구독자 수는 21일 기준 10만9000여명, 삼성증권의 ‘삼성 팝’은 12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채널은 주식 투자에 필요한 금융 정보를 무료로 쉽고 재미있게 제공해 초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건설업계는 최근 유튜브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업종이다. 건설 부문 유튜브 1위는 GS건설의 ‘자이TV’로 21일 기준 21만4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의 ‘힐스 캐스팅’이 10만2000여명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두 채널은 한국사회 최대 이슈인 ‘부동산’과 ‘분양’ 콘텐츠를 전문가 토크쇼, 단편 드라마 등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내 구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힐스 캐스팅’에선 부동산 재야고수들이 출연해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 ‘라이브 토크쇼’,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해 힐스테이트 특화설계를 소개한 ‘기생충 패밀리’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이TV’는 아파트 분양소장이 직접 해당 현장의 장점과 청약 시 주의점 등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모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 채널은 홍보성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해 개인 채널보다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게 쉽지 않다”며 “이에 유명 연예인이 아닌 실제 기업 직원이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해 홍보성 느낌을 최소화하고 웹드라마, 토크쇼, 퀴즈대회 등으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유튜브 채널 ‘힐스 캐스팅’에 업로드된 웹드라마 ‘기생충 패밀리’ 캡처 화면.

유통·식품업계에선 스타벅스가 이달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깜짝 출연해 좋아하는 음료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으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동원F&B는 인기 캐릭터인 ‘펭수’와 트로트 가수 정동원이 출연한 동원참치 CF 시리즈가 21일 기준 유튜브 누적 조회 수 3560만회를 기록, 흥행에 성공했다.

 

유튜브의 광고 마케팅 효과에 주목해 아예 동영상 크리에이터 양성에 나선 기업도 있다. 기아자동차는 2019년 5월부터 자동차 전문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빅(VIK)튜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상그룹은 올해 9월 사내 유튜브 소통채널인 ‘디튜브(D-TUBE)’를 론칭하고 사내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홍보 실무자들이 꼽는 유튜브 홍보·마케팅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이다. 기존 광고와 달리 댓글창을 통해 고객의 요구 사항이나 개선할 점, 불만 등을 실시간 체크한 뒤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다만 마케팅 효과가 큰 만큼 위험 부담도 적잖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제품 하자 등 사실이 아닌 거짓정보가 댓글 등을 무차별 유포되는 속칭 ‘댓글 테러’가 가장 큰 문제”라며 “그렇다고 댓글창을 닫아버리면 자칫 ‘불통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영상 재생이 갑자기 먹통 되는 ‘블랙아웃’, 영상 재생속도 저하 등 기술적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

 

광고업계는 기업들의 유튜브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온라인광고협회 관계자는 “영상매체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물론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도 유튜브 사용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라 디지털광고 시장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