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딜리버리히어로가(이하 DH) 6개월 안에 배달앱 ‘요기요’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유통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유통 기업들이 ‘요기요’ 인수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종업종에 나서거나, 신사업 발굴을 고려하던 이커머스·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당장 ‘배달앱 2위’로 등극할 수 있는 게 최대 매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배달앱 사업자 중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제외하고는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한 곳은 없다.

업계에서는 기존 관련 사업자들을 인수 대상자로 보는 분위기다. 매각 결정기간이 6개월로 무척 짧은데, 이 안에 의사를 결정하려면 배달앱 산업에 대한 이해와 업력을 갖출 주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이 잠재적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그 중에서도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게 쿠팡과 위메프다. 하지만 DH가 배민을 위협할 경쟁 업체에 요기요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간편주문’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를 보유한 카카오 등도 후보로 꼽힌다. 단, 해당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요기요에 관심이 많아도 ‘가격’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요기요의 몸값은 약 2조원 규모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몸값이 급상승한 측면도 있다. 이를 미래가치로 얼마나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이렇다보니 자금력을 갖춘 롯데·이마트 등도 인수전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 예민하고, 자영업자들과의 수수료 갈등 자체를 꺼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보다는 자사 이커머스 성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가 매물로 나온 것 자체엔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겠지만, 섣불리 인수전에 뛰어드는 기업은 적을 듯하다”며 “관심과 별개로 비싼 가격을 감당하거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자사 배달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인수전에 참여하고 싶어도 자금여력이 없어 사모펀드와 손을 잡는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요기요의 새 주인의 윤곽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이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자금을 사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