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아이컨택] ‘사면초가’… 위기의 쌍용차를 구하라

굳게 닫히는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뉴시스

 

[김대한 기자] 시간이 없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 직면한 쌍용차에 더욱 그렇다. 친환경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경쟁업체와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위해 한시바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때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을 두고 산업은행이 고용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던 것처럼 쌍용차에도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

 

6일 현재 쌍용차는 JP모건 등 외국 금융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 상황이다. JP모건 약 200억2000만원, BNP파리바 100억1000만원 등이고 총 부채비용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누적 영업손실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대주주인 인도 대기업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더는 투자할 생각이 없음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매각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 3일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주 중 투자자와 거래조건을 결론짓고 싶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이대로 소멸시키거나, 투자자를 통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기업의 존속 가치가 없다고 판단,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입는다. 완성차업체 한 곳이 휘청이면 지역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쌍용차가 극단적 상황을 맞게 되면 당장 실직자는 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 실직자의 가족, 하청업체들까지 고려하면 경제적 피해 범위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 쌍용차의 1차 협력업체는 450여 곳에 달하고 해당 종업원 수는 16만 8000명 정도다. 이 중 쌍용차 매출의존도가 높은 전속 납품업체는 3곳, 절반 이상인 곳은 32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평택 경제에 타격이 크다. 종사자들이 평택을 떠나게 되면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연스럽게 상권도 유지할 수 없다. 해당 업체들이 내던 지방세까지 생각하면 평택 경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질 수 있다. 이미 ‘GM-군산’사태를 통해 GM 철수에 군산 경제가 크게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다. 

 

시간이 급하다.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소생’의 때를 놓칠 수 있다. 자동차 시장은 현재 친환경차 시대로 접어들며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경쟁업체에선 고부가가치 산업인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미래 기술을 확보해가고 있다. 여기에 동참해야 할 쌍용차도 시기를 놓치면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6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에서 쌍용차를 제외했다. 자금 지원 후 회사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쌍용차의 자구 노력은 절절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조도 위기 극복에 동참했으며 임원들의 연봉도 반납했다. 최근에는 쌍용차의 전체 임원이 사표까지 제출했다.

 

특히 쌍용차는 악조건 속에서도 내년 준비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쌍용차는 내년 신차로 코란도 e-모션, 중형 SUV J100을 출시한다. 또한 전기차 E100과 함께 2025년까지 7종의 차세대 모델 출시를 기획하고 있다. 미래 시장의 경쟁력을 잃었다고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SUV 강자의 지위는 물론, ‘사장님 차’로 불렸던 체어맨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긴 쌍용차. 위기의 상황에서 출구를 찾아줄 적기는 지금이다.

 

kimkor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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