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아이컨택] 어쩌다 이케아는 불공정 기업이 됐을까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정당한 근거와 이유를 댈 수 없는 차이는 차별이고, 그 차별은 마음을 다치게 한다. 

 

‘가구 공룡’ 이케아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노의 화살은 대부분 이케아의 불공정으로 모인다. 해외법인과 국내법인의 차별적 대우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자신의 급여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에 대한 해고를 검토하고 있다는 폭로까지 전해졌다. 징계 사유는 이케아 코리아만의 차별적 취업규칙 때문이다. ‘The Life Improvement Store.’ 양질의 생활을 판다는 이케아의 정신과는 괴리가 크다.

 

스웨덴의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2014년 경기도 광명에 1호점을 내고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개시 6년 만에 올린 매출은 6600억원. 광명점은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선진 복지국가의 평등을 강조,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임금 차별이 없다는 홍보는 믿음직스러웠고 단번에 대스타에 등극했다.

 

선진적인 이미지를 정면으로 뒤엎는 폭로는 6년이 지나서 전해졌다. 해외법인 직원은 평균 시급 15달러(약 1만6600원)를 받지만 한국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있다는 게 골자다. 해외법인에 지급하는 주말수당 150%, 특별수당(저녁수당) 120%까지 국내 직원들은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휴식시간, 식대 등 근무 조건이 좋은 해외 이케아와 달리 협상에서 ‘식대 500원’을 제안한 사측의 행보는 한국 이케아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던 모양이다.

 

 사진=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현재 이케아는 차별에 대한 지적에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이 800명으로 전체 직원 1700명의 절반가량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사흘간 근로자 800여 명이 파업을 벌인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조치라면, 되레 더 큰 가격 인하로 노조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직원들의 절반가량이 파업하는 데도 파격 세일을 하는 것은 사실상 능욕에 가깝다. 

 

최근에는 급여를 발설한 직원에게 해고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월급에 대한 역린을 건드린 죄로 이케아 코리아는 국내만의 차별적 매뉴얼 북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케아 측은 “급여를 포함한 개인의 근로계약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기밀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케아 코리아 취업규칙 상 급여 등 사내 개인 정보에 대한 유출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매장에는 없는 국내 법이다.

 

현행법상, 해고는 물론 징계도 어렵다. 대법원의 법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에 따라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근로자를 징계할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어야 징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회사가 작성한 ‘연봉 비밀 유지 의무’ 서약은 사실상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며, 서명한 직원이 단순히 연봉 정보를 내외부적으로 공개했다고 해서 징계를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차별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한국에서만 그래도 된다’는 식의 선례를 또다시 남길까 우려된다. ‘수평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이케아는 어쩌다 불공정 기업이 됐을까. 김대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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