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되는 코로나19, 상가·자영업시장도 바꿨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상가 및 자영업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자영업자 수의 변동이 눈에 띄는데, 통계자료에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11월 412만명에서 작년 11월 417만5000명으로 1년 동안 5만5000명(1.3%) 증가했다. 

 

2019년 최저임금 증가와 더불어 장기화된 경기침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대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대면 언택트의 영향으로 인해 소규모 1인 창업자 증가와도 연관성이 있다. 

 

그리고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매장을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배달을 시켜 집에서 먹는 집콕족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배달 주문량의 증가로 배달시장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고 배송업계도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을 통해 활성화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상가를 이용하는 오프라인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증가했지만 이들은 상가를 방문하기 보다는 사무실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가를 활성화시키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 공실률 감소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주요 활동공간인 상가의 공실률은 높게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전국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중대형 상가 지역별 공실률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11.7%였던 공실률이 2020년 4분기 12.7%로 1% 증가했다. 경기침체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이 가져온 소비감소가 공실률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임대료 역시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구(舊)도심과 신도시 할 것 없이 기존 임대료를 인하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착한임대인들이 지역 곳곳에 나타나며 임대료 인하를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인천에 위치한 한 상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임차인을 위해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착한임대인에 동참했다. 덕분에 상가에서 영업 중인 자영업자는 음식가격을 절반이하로 낮추며 착한 임대인이 착한 사장님 탄생으로 연결됐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료 연 상승률이 5%로 제한되고, 6개월 월임대료를 연체해도 임대인의 계약해지 통보가 불가능한데다 월세 인하를 통한 건물 가치 하락 우려감까지 감안하면 월세 인하에 임대인의 깊은 고뇌와 어려움, 용기, 배려 등이 두루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도 이에 화답해 임대료 인하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에 대해 소득세·법인세 세액공제율을 임대료 인하액의 50%에서 70%로 상향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종합소득금액 1억 원 초과자는 현행 50% 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현재의 흐름으로는 상가를 활용해서 창업에 도전하는 신규 자영업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런 추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임대인들은 임차인을 모시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임대인은 리스크를 끌어안고 공실로 방치하는 것 보다 렌트프리(일정한 기간 무상임대), 인테리어 지원 등을 통해 임차인을 모집하려 하고 있다.

 

분양현장 또한 분양을 받는 계약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호매실 루리안’ 오피스텔의 경우 시행사인 (주)성경ENC에서 한시적으로 계약지원금 500만원과 취득세 4.6%를 전액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상가 분양현장에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혜택을 지원하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양주옥정신도시에 위치한 한길프라자Ⅱ는 계약시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지원하고 분양받아 실입주 하는 임차인에게도 한시적으로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미사강변 SK V1센터’ 지식산업센터도 계약자와 임차인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시행사에서 코로나 등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근린생활시설 잔여호실에 대해 착한 조건으로 선임대를 실시해 입주자들의 생활편의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근린생활시설 계약자들에게는 계약시 취득세를 지원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임차인들에게는 특별 지원을 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시행사, 시공사, 임대인, 임차인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각자의 위치해서 전략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임대인, 임차인 등 시장 관계자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 마련에 앞장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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