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 상장’으로 주목받는 국내 e커머스 시장

사진=쿠팡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이 가시화되자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가치가 동반 상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청서류(S-1)를 제출했다. 쿠팡의 보통주 종목코드는 ‘CPNG’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과 공모가격은 미정이다.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창업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상장 계획을 밝힌 지 10년 만이다.

 

쿠팡은 김 의장이 보유하는 클래스B 주식에 대해 1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직원들에게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나눠주고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에선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를 30조~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 현지에선 쿠팡의 기업가치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로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 상장을 최근 몇 년간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의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쿠팡의 기업가치에 내재된 가치는 아마존 대비 절반 수준이고, 알리바바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2위 e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이 NYSE 상장에 성공하면, 올해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 또한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팡의 상장 추진 소식 이후 네이버 주가는 장중 40만원까지 치솟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제휴를 맺고,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물류망 부분을 보완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신선식품을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마트와도 협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 장보기’를 론칭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와 손을 잡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신선식품을 네이버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각각 22조원, 27조원으로 네이버쇼핑이 쿠팡을 25% 상회한다”며 “네이버쇼핑 역시 제휴 기반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라이브커머스 시장 선점, 네이버 파이낸셜과의 시너지 등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소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네이버 커머스의 기업 가치도 쿠팡의 밸류에이션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쿠팡이 30조~50조원에 상장될 경우 2020년 거래액 대비 기업 가치는 1.4~2.3배 수준으로, 네이버 커머스의 기업 가치도 최소 29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의 국내 진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11번가 이용자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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