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실손보험료 인상 폭탄… 적자 책임 떠넘기기 논란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상품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하는 가입자 때문에 일반 가입자까지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합니다”

 

옛(舊) 실손의료보험료가 갱신 주기에 따라 최대 3배 가까이 인상되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보험업계는 “위험손해율이 100%를 초과하면서 적자가 심각한 만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험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적자 책임을 보험상품 가입자에 떠넘기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달부터 옛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17.5∼19.5%로 결정하고 갱신 대상 가입자들에게 안내문 발송을 시작했다. 애초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22% 이상 인상을 추진했는데, 금융당국이 ‘80% 반영 의견’에 따라 20%에 육박하는 인상률로 결정했다.

 

옛 실손보험료에 최근 5년간 꾸준히 인상률이 적용됐고, 갱신 주기 3~5년 상품 가입자는 누적인상률을 적용받는다. 흥국화재의 경우 2016년 44.8% 인상을 시작으로 매년 20%를 웃도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인상률만 100%가 넘는다. 여기에 장·노년층 남성은 상대적으로 더 큰 인상률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5년 갱신 주기의 구 실손보험 가입자이자 60대 남성이면 최대 264%까지 보험료가 인상된다. 예를 들어 3만6247원이던 보험료가 13만2105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상품 가입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옛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바로 자기부담률이 0%이기 때문이다. 실손의료보험은 크게 판매 시기에 따라 4세대로 구분된다. 

 

자기부담률 0%의 의미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즉 의료기관에 지급한 의료비 이상의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09년 10월 이후 구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약 870만명(870만건)이 계약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서 옛 실손보험을 악용해  ‘의료 쇼핑’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환자와 의사들이 비급여 위주로 과잉 진료를 해 보험금을 더 받는 사례도 많았다. 실제 옛 실손보험과 관련해 2017~2020년 쌓인 적자만 6조2000억원이다.

 

하지만 상품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하는 가입자 때문에 일반 가입자까지 일괄적으로 보험료 인상률을 적용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인과 보험사의 계약 건이지만, 금융당국도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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