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철수’ 빈자리 누가 차지할까

서울 시내 한 LG전자 매장에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LG전자가 오는 7월 31일을 끝으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한 가운데, LG전자가 빠지고 난 후 빈자리를 어떤 회사가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재편이 예상된다. 우선 국내 시장의 경우 오랜기간 이어온 모바일 3강 구도가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65%, 애플이 20%, LG전자 13% 순이었다.

 

◆국내-삼성전자, 북미-애플…수혜 예상

 

 업계에서는 우선적인 수혜는 삼성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LG전자와 마찬가지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이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이나 중국 브랜드가 있다고는 하나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겐 삼성폰 이외의 선택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기존 점유율이 삼성전자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이들이 휴대폰 교체 시기를 맞을 경우 익숙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OS로의 전환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교체 시기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달리 북미 시장의 경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애플이 LG전자의 점유율을 흡수할 공산이 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65%에 달했으며, 삼성전자(16%)와 LG전자(9%)가 뒤를 이었다. 이외 남미, 동남아 등 중저가 스마트폰이 인기인 곳에서는 오보, 비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이 LG전자 철수 수혜를 보게 될 전망이다.

 

◆이통사, 재고 해소 위한 마케팅 추진 예상

 

 한편 LG폰 철수로 인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LG폰 재고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동통신사들은 발 빠른 추가 마케팅 지원 등으로 적극적인 재고 처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았던 LG전자의 휴대폰의 가격대는 사실상 일찌감치 떨어져 있던 상태다. 이에 더해 이통사가 마케팅 지원을 추가 확대할 경우 LG전자 스마트폰의 재고 소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보인 LG전자의 전략 제품 ‘벨벳’의 경우 올해 초부터 알뜰폰 위주의 ‘공짜폰’으로 판매되고 있었고, ‘V50 씽큐’도 60만~73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주어져 실제 기기가격은 0원으로 팔리기도 했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스위블 폰 ‘윙’ 역시 올해 1~2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공시지원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출고가 약 110만원인 제품을 이제는 40만~50만원대에 살 수 있게 됐다. 또한 일부 유통점에서는 ‘벨벳’과 ‘Q92’ 등 모델이 출고가 0원을 넘어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폰’으로 팔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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