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올라갔지만 걱정거리가 더 많아진 한국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IMF

[임정빈 선임기자]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6% 성장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새로운 리스크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정학적 차원에서 세계경제 발전축의 변화와 글로벌 공급사슬의 보틀넥 등 새로운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IMF가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각국의 재정 투입 등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직전 전망보다 0.5%포인트(p) 높아진 6.0%로 상향조정했다.

 

IMF가 지난 1월 내놨던 1월 전망치와 비교한다면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 모든 국가들의 성장률을 상향조정했다.

 

국가별 성장률을 보면 미국이 작년 -3.5%에서 올해 6.4%, 내년 3.5%로 예측됐다.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3%, 내년 2.5%였고, 유로(Euro) 지역은 올해 4.4%, 내년 3.8%였다. 중국은 작년  2.3% 성장에 이어 올해는 8.4%, 내년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성장률은 작년 -8.0%에서 올해 12.5%, 내년 6.9%로 제시됐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6%로, 1월 예측치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난관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IMF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대폭 높여 잡은 것은 백신의 조기 접종 가능성 때문이다. 백신을 통해 코로나19를 이겨내면 지난 1년여 기간 동안 억눌렸던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폭발적인 경제성장이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상반기 중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가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하반기에라도 가능해야 하지만 정부가 명확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국면이다.

 

IMF의 경제전망 시나리오에 따르면 하방리스크를 촉발할 가장 큰 요인으로 백신 접종의 부진과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목되고 있다.

 

백신이 이른 시간 내에 제대로 접종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제어할 수만 있다면 경제성장이 급속히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경제를 살리고 글로벌 경제회복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이 부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세계경제의 발전축이 큰 변화 조짐을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전망치를 보면 미국 올해 성장률은 1월 전망치에 비해 올해는 1.3%포인트, 내년은 1.0%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천문학적 부양책에 따른 것이다.

 

재원 마련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의 부흥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CNBC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인(CEO)은 미국 경제가 오는 2023년까지 물가 안정 속에 성장세를 타는 ‘골디락스’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로써 미국과 중국 간의 신(新)냉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한국이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위상을 다시 정립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면이다.

 

IMF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대해 부채 위험을 경고하는 등 상대적으로 미국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편 IMF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 공급사슬의 보틀넥 현상에 주목,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하방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올라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 걱정거리가 더 커진 셈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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