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일본식 금융용어를 정비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다수 발의돼 주목을 끈다. 금융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를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 맞게 고치자는 취지다.
26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정무위원회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해 일본식 금융용어를 바꾸자는 법안 9개가 발의돼 있다.
우선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신용정보법, 전자금융거래법, 인터넷전문은행법, 여신전문금융업법,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감안’을 ‘고려’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소기업은행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지불’을 ‘지급’으로,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선불’을 ‘선지급’으로 순화해 쓰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본시장법에선 ‘명기’를 ‘명확하게 기록’으로, ‘순보유잔고’를 ‘순보유잔액’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밖에 ‘음용수’를 ‘마시는 물’로 순화하는 내용을 담은 테러자금금지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이들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인 홍성국, 이용우, 오기형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했다. 특히 오기형 의원은 지난 2019년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점도 이목을 끈다.
특히 개정대상인 6개의 일본식 법률용어는 모두 법제처의 ‘알기 쉬운 법령정비기준 법제처-알기 쉬운 법령정비기준(제9판)’의 정비권고용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입법취지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이미 대중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면 이를 바꾸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용준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이들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선불’ 용어를 예로 들면서 “‘선불’이라는 용어가 이미 시중에 널리 사용돼 국민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여러 다른 법률에서 법률용어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정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불’과 ‘선지급’이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선불카드’는 소비자가 자금을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결제수단의 의미로서 시중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반면, ‘선지급카드’와 같은 용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선불’을 ‘선지급’으로 개정할 경우 국민들의 용어상 혼란으로 인한 불편이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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