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상담 자동화를 넘어 업무 효율화와 고객 서비스 혁신, 금융 취약계층 지원까지 AI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생성형 AI 도입 확대하는 저축은행업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교보생명 편입 이후 AI 기반 업무 혁신과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험과 저축은행의 디지털 역량 결합을 통해 AI 기반 금융 서비스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대표 플랫폼인 ‘사이다뱅크’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교보생명 앱 이용자와 사이다뱅크 이용자를 합친 약 460만명의 디지털 고객 기반을 활용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올 초에는 사내 AI 챗봇 ‘스비봇(SBIBot)’ 개발을 완료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비봇은 OpenAI 기반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결합해 개발했으며 임직원들이 규정과 매뉴얼, 상품 정보 등을 빠르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OK저축은행은 전사적으로 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IB금융본부 등을 제외한 주요 본부 명칭 앞에 ‘AX’를 붙이며 조직 개편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OK AX’, ‘OK 에이엑스’ 등 관련 상표권도 출원하며 AI 중심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고객 대상 AI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최근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인 ‘AI 금융비서’를 출시했다. AI 금융비서는 고객이 음성이나 텍스트로 금융 업무를 요청하면 AI가 계좌 조회와 송금, 거래내역 확인 등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메뉴를 일일이 찾지 않아도 돼 금융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새마을금고·신협도 AI 기반 포용금융 확대
상호금융권에서도 AI 기반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말 AI 전략부를 신설하고 AX에 본격 착수했다. 새마을금고는 AI 인프라 구축과 AI 기반 문자인식(AI-OCR), 업무지식 챗봇, AI 코딩 지원 플랫폼 등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지역 맞춤형 금융서비스와 포용금융 강화에도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반 업무환경 구축과 지역 맞춤형 금융서비스 고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미래기술 도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새마을금고는 AI 기술을 사회공헌에도 접목하고 있다. 최근 독거노인 AI 반려로봇 지원사업을 확대하며 고령층 돌봄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AI 반려로봇은 양방향 대화와 복약 지도, 움직임 감지 기능 등을 제공하며 응급상황 발생 시 119와 연결되는 기능도 갖췄다.
신협 역시 AI를 활용한 금융 포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은 최근 청각장애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의사소통 서비스 ‘손소리온’을 도입하고 시업 운영에 들어갔다. 손소리온은 수어 안내와 양방향 텍스트 상담, AI 기반 수어 인식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다. 청각장애인 고객이 영업점 창구에서 직원과 보다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영철 신협중앙회장도 취임사를 통해 AI·디지털·핀테크 혁신을 통한 수익 기반 확대와 조합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금융권, 디지털 금융 전환 가속
금융권에서는 AI가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상담이나 안내 수준을 넘어 리스크 관리와 고객 분석, 맞춤형 상품 추천, 내부 업무 효율화까지 AI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권의 AI 활용 확대 흐름에 맞춰 관련 가이드라인과 내부통제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금융권 AI 협의회를 열고 금융권의 AI 대전환 추진 과제를 논의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금융사들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AI 챗봇 개발과 고객 응대 모델 학습, 리스크 관리 고도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를 위한 ‘모두의 금융 AI 러닝 플랫폼’도 마련됐다. 금융 데이터와 AI 활용 환경을 제공해 일반 국민도 AI 기반 금융 분석과 모델링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기존 AI 가이드라인을 통합 개편해 거버넌스와 소비자 보호, 보안, 설명 가능성 등을 포함한 통합 AI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