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주요 기업들이 폐플라스틱과 페트병 등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다. 폐기물에 창조적인 디자인, 기술 등을 접목해 새로운 용도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사이클링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 갖는 특별함 때문이다. 최근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통한 마케팅 효과가 쏠쏠하다.
업사이클링 결과물로 재탄생한 제품은 의류, 가방, 인테리어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가방, 버려진 욕조나 쇼핑카트로 만든 소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유통·패션업계에서 업사이클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업사이클링 보냉백’을 도입해 추선 선물세트에 활용했다.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보냉백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PET’와 폐의류, 종이보드 등으로 만들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매장에 버려진 플라스틱컵과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기획상품(MD) 상품 4종과 슬리브를 지난 14일 전국 매장에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3월부터 약 한 달 간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와 협업한 ‘가치 위해 같이 버려요’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전개하며 매장 내 캠페인 전용 플라스틱 수거함을 운영한 바 있다. 이번 MD 상품과 슬리브는 수거함을 통해 모아진 플라스틱컵과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코오롱FnC는 지난 2012년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코오롱그룹에서 발생하는 의류재고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 래코드는 의류재고를 활용한 ‘인벤토리 컬렉션’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에어백, 카시트 등의 산업 폐기물을 활용한 ‘인더스트리얼 컬렉션’, 군용품을 활용한 ‘밀리터리 컬렉션’ 등의 제품도 선보인다.

제약업계는 ESG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친환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친환경 종이 패키징 소재부터 종이 빨대, 무색투명 페트병 용기까지 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1일 한솔제지와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키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유한양행의 의약품 및 생활용품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종이 패키징 소재 개발 등을 협력하게 된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 패키징 소재를 개발해 유한양행의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동아제약은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구강청결제 가그린은 용기를 무색 페트병으로 바꾸고, 수분리성 점착식 라벨을 사용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변경했다.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미니막스 정글도 재활용된 펄프 용기로 분리 배출이 용이하며 용기를 둘러싼 띠지도 친환경 포장재로 주목받고 있는 얼스팩(Earth pack)을 적용했다.
한미약품그룹 계열사인 한미헬스케어는 종이 빨대가 적용된 ‘완전두유 1000’을 선보였다. 두유와 유제품군에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빨대가 부착된 첫 번째 사례다. 완전두유에 적용되는 종이 빨대는 국제산림협회(FSC) 규정을 통과하고, 유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 포장재 규정에도 부합하는 종이만을 사용해 제조했으며 물리적 안전 테스트도 통과했다.
한미헬스케어 관계자는 “종이빨대는 일반 플라스틱 빨대에 대비 제조 원가가 3배가량 높지만,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하는 완전두유의 제조 철학에 부합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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