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촉각 수용체 발견 美과학자 2명, ‘노벨 생리의학상’… 새로운 통증치료 초석 제시

노벨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줄리어스·아르뎀 파타푸티언 교수. 사진=노벨상 SNS

[정희원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신경자극을 통해 인간이 온도·압력을 감지하는 방법을 발견한 데이비드 줄리어스·아르뎀 파타푸티언 등 미국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토마스 펄만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온도·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해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생리학자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라호야 스크립스연구소의 신경과학자 아뎀 파타푸티언 교수에게 생리의학상을 수여 한다고 밝혔다.

 

줄리어스 교수는 피부가 열에 반응하도록 하는 신경 센서를 식별하기 위해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을 활용했으며, 파타푸티언 교수는 압력에 민감한 세포를 활용해 피부와 내부 장기의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새로운 종류의 센서를 발견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열, 추위, 촉각을 감지하는 능력은 생존에 있어 필수적”이라며 “온도와 압력이 감지될 수 있도록 신경 자극이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올해 수상자들에 의해 풀렸다”고 했다.

 

특히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는 일명 ‘캡사이신 수용체’로 불리는 통증 온도 수용체 TRPV1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기전을 규명했다.

 

김신형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매운 음식을 먹었을때 혀에서 엄청난 자극을 느끼는데, 이는 매운 음식 속 캡사이신이 혀에 있는 TRPV1 등 온도 수용체를 자극해 ‘매우 뜨겁다’고 느끼기 때문에 발생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분자 수용체는 단순히 온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화끈거림 또는 따끔거림 이라는 통증 감각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며 “줄리어스 교수의 발견은 하나의 새로운 촉각 분자구조의 발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난치성 만성통증과 신경병성 통증의 기전 이해에 있어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고, 미래의 통증 치료 약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김광국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 과학자는 척추의 신경 말단 부분인 배근신경절 세포에서 통증수용체 ‘TRPV1’을 처음 밝혀냈다”며 “이는 지금도 통증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수용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TRPV1은 통증을 전달하는 가느다란 신경망인 C신경섬유(C-sensory fiber)와 A델타 신경섬유(A-delta fiber) 2가지에 다량 존재한다. 외상으로 캡사이신 유사 물질이 분비되면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등 통증질환과 작열통이 발병할 수 있다. 

 

현재 TRPV1 관련 연구가 약물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TRPV1의 이동통로를 차단해 신경통증 자극을 줄여주는 ‘리도카인(lidocaine)’, ‘나트륨 채널 차단제(sodium channel blocker)’,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스테로이드’ 등 CRPS와 같은 희귀 통증 질환부터 일반 통증 질환까지 통증치료제에 폭넓게 쓰인다. 

 

김광국 교수는 “이들의 발견으로 감각을 통한 느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만성통증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했다. 

 

한편, 노벨재단은 생리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각각 공개한다. 수상자들은 노벨상 메달과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원)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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