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넷플릭스…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

사진=뉴시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국내 월 구독료 인상에 나서면서 ‘인터넷 망 사용료’ 논란에 대한 선제 반영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신규 가입자에게 인상된 가격의 구독 요금제로 변경하며, 기존 가입자는 구독료 결제일 이후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를 인상했다. 베이직 요금제는 기존 월 9500원을 유지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구독료를 인상한 이유는 콘텐츠의 양적·질적 수준 향상에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 지옥과 같이 뛰어난 한국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작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플랜의 구독료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또한 요금 인상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넷플릭스 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 일본 등에서 이미 인상된 요금제를 적용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현지 세금 변경, 인플레이션 등 현지 시장 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멤버십 및 요금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구독료 인상이 ‘인터넷 망 사용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국내 망 사용료 지급에 대해 정확한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채 ‘버티기’에 돌입했다. 이에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고, 지난 6월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9월 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했다.

국회도 넷플릭스를 등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지난 19일 해외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이용료 계약 규정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전통법) 일부개정법률안(국내 망 이용료 계약 회피 방지법)을 발의했다.

 

김 부의장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트래픽 총발생량은 2017년 370만TB(테라바이트)에서 2020년 783만TB로 폭증했다. 특히, 2021년 2분기 기준 국내 트래픽 발생 상위 10개 사이트 중 해외사업자의 발생 비중은 78.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넷플릭스 등 일부 해외사업자는 망 이용료를 부담하지 않고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조치조차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와 관련해 궁지에 몰리자 선제 대응으로 구독료 인상 카드를 내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의 수익 구조는 전체 90%를 자사가 챙기며 제작사 수익은 10%뿐이다. 저작권 역시 넷플릭스 소유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은 역대 최고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한 구독자는 “역대급 수익을 올린 상황에서도 콘텐츠 투자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망 사용료 지급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측의 주장대로 요금제 인상이 망 사용료와 관계없다면, 결국 콘텐츠 투자는 최고 실적에 따른 재투자가 아닌 소비자의 주머니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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