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이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확대를 통한 ‘제2의 도약’에 나선다.
25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식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2030년까지 차세대 초소형원자로와 이산화탄소·폐플라스틱 자원화 등 신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에 앞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글로벌 EPC 프로젝트 및 주택 건설 사업으로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고 탄탄한 성장을 기록해온 현대엔지니어링은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1600만주를 공모한다. 1주당 공모 희망가는 5만7900원~7만57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가 상장을 주관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오는 26일까지 진행하고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 후 2월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매매 개시 예정일은 2월 15일이다.
김창학 대표는 “우리 회사는 자산 6조원, 매출 7조원, 시공능력평가 6위의 대형 건설사이지만 비상장이라 다른 유수의 회사보다 인지도가 낮았던 게 현실”이라며 “이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서 인지도 제고와 영업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현 시점에서 회복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이고, 회사의 점프업을 위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라 올해 초 상장을 목표로 하게 됐다”며 “주식시장 여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주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IPO를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존 사업영역인 국내 주택사업과 글로벌 EPC사업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건축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이후 지난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 달성에 성공했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7조 8000억원 규모다.
EPC 부문의 경우 글로벌 EPC 시장에서 초기 단계부터 FEED(기본설계)에 이어 EPC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 등 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그룹으로부터 지속 발생하는 매출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어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이 같은 기존사업 부문 성과를 넘어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현실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현재 추진 중인 ▲차세대 초소형원자로 ▲이산화탄소(CO2) 자원화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자체 전력 생산사업 ▲폐기물 소각 및 매립 등 6가지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창학 대표는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은 수주산업인 플랜트와 건축주택, 운영사업인 신사업이 각각 3분의 1씩 차지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025년까지 1조5000억원, 2030년까지 3조원을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직접 플랜트를 운영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향후 증가할 수소충전소, LNG 혼소 발전 및 연료전지발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 플랜트의 설계는 작년에 시작했으며, 생산 설비 운전은 2024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암모니아 활용 수소 생산 사업 부문에선 관련 선도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확보했다. 올해 파일럿 테스트 및 상업화를 진행하고 사업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건설에 나서 2024년부터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소형원자로(MMR) 사업도 주목하는 신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MMR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USNC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MMR 사업에 대한 EPC 독점권을 확보했다. 현재 양사는 캐나다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25년 플랜트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자체 전력생산을 위한 LNG 및 신재생 발전소 운영과 발전소 EPC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각종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고순도 수소나 전기, 고부가가치의 탄산염으로 전환시키는 기술력도 확보했다.
소각장 및 매립장 투자 및 개발도 추진한다.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 사업과 연계를 통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자원순환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소각장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쓰레기 배출량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민감하지 않는 산업 특성으로 향후 높은 사업 이익률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창학 대표는 “코스피 상장 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에 다방면의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과 디지털 신기술의 융합으로 지속가능성이 향상된 현대엔지니어링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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