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러시아, 동·남·북 동시공격… 국제정세 격랑 속으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드네프르 강 인근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시스

[박정환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 등 3면에 걸쳐 동시 전면공격을 감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도시와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키예프와 제2의 도시인 동부 하르키프, 남부 흑해 연안의 오데사, 중부 드네프르와 자포리쟈, 동남무 마리우풀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보고됐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시작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계엄령 선포를 밝히고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러시아를 물리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영TV를 통해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특별군사작전을 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비나치화를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생각은 없으며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귀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즉각 반발하며 ‘가혹한’ 대(對) 러시아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이라며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은 단결해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국내 산업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심각한 공급망 위기가 직면하게 됐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브렌트유 4월물 가격이 이날 오전 100.04달러를 기록했다. 북해브랜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6% 급등한 96.32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다.

 

금융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전 거래일 대비 2.60% 내린 2648.8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642.6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한 달 만에 장중 최저 수준이다.

 

정부는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대비해 수출과 원자재 수입 등 현황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금융 지원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대(對)러시아 수출 제재에 대비해 전략물자관리원 산하에 정보 제공·컨설팅 지원을 위한 ‘러시아 데스크’를 신설했다. 아울러 코트라 ‘무역투자24’를 통해 수출·현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온·오프라인 전담 창구 및 기업인 핫라인’ 구축도 마쳤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무고한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무력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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