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용산시대 열렸다③] 국격 제고 위한 새 정부의 체육 지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영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군 통수권을 이양받고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대비 태세 보고를 받는 일로 임기를 시작했다. 업무에 돌입한 만큼 윤 정부를 향한 체육계의 관심도 배가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의 실행 여부와 새 정부의 지원에 따라 체육계의 방향성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가다듬은 공약의 골자는 ‘국격 제고’다. 체육계는 “새 정부의 체육 지원을 기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국제스포츠대회가 이어질 예정이었다. 지난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렀고 11월은 카타르월드컵이 열린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중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되지 않았다면 굵직한 국제대회가 세 차례나 개최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내년에 개최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가 내년초 재개된다면 윤석열 정부의 체육정책은 여전히 ‘현안’이 된다.

 

◆7가지 안이 4개 방안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체육 정책과 관련한 7가지 안을 내세웠다. 전문체육과 실업팀, 체육계에 연달아 불거졌던 인권문제와 혁신위원회 등이었다. 모든 공약이 당장 체육계에 필요한 변화였지만 아쉽게도 한 가지 공백이 있었다. 방향성이 일관적이지 않았다. 7가지 약속은 세밀하다기보다 체육계 전반에 걸친 약속이었다.

 

 인수위원회가 정부 출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몇 가지 약속을 축소·구체화했다. 7가지 안이 4개 방안으로 줄었다. 인수위가 내놓은 방안은 몇 달 전 공약과 비교하면 방향성이 강화됐다. ▲국가대표 훈련수당 및 지도자 수당 인상, 트레이너 처우개선, 꿈나무·청소년·국가대표 후보 선수 지원 인원과 종목을 확대하는 ‘국가대표 지원 및 육성체계 개선’ ▲학교운동부 창단 지원 사업 신설, 학교운동부 및 지정스포츠클럽 전문선수반의 운영비 지원을 확대하는 ‘학생 선수 육성체계 다변화’ ▲실업팀 창단·운영 지원을 확대하고 지도자 역량을 강화하는 ‘실업팀 운영지원 확대’ 방안이다. 덧붙여 ▲체육인 복지시설 체계화도 강조했다. 스포츠 산업 전체로 이어지는 뿌리, 실업팀과 국가대표 등을 지원해 한국 체육의 위상, 국격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4개 방안, 그다음

 4개 방안을 모두 추진한 다음 꼭 거쳐야만 하는 단계도 있다. 학생 선수의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에 관한 이슈다. 인수위는 지난달 스포츠혁신위 권고 이전 수준인 ‘연간 수업 일수의 3분의 1’ 범위 내에서 종목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몇 년간 해당 사안으로 학생 선수들은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탁구 신동 신유빈(18)이다.

만 15살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과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을 넘어 역대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해 한국 탁구 역대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신유빈은 고교 진학 대신 곧바로 실업 무대로 진출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9년 6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학생 선수의 대회와 훈련 참가를 위한 결석 허용을 초등학교 10일, 중학교 15일, 고등학교 30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학생 선수의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 제한에 걸려 정상적인 선수 생활이 불가능했다. 국가를 대표해 대회를 나가도 현실적으로 졸업장을 받을 수가 없다.

 

◆당면한 아시안게임 연기 후폭풍 

 앞선 정책들은 미래를 본 선택이지만 당면한 과제도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선수들이 생겼다. 축구는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하면 23살 이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야구는 신예의 성장을 위해 자체적으로 나이 제한(만 24살·프로 3년 차 이하)을 뒀다. 대회가 최소 1년 연기된다고 해도 올해는 출전이 가능했던 선수들이 내년에는 나이 제한에 걸릴 수 있다. 병역문제를 해결하려던 선수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준비하던 선수들도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체육계와 머리를 맞대고 선수들을 위한 특별 배려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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