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용산시대 열렸다④] 용산 시대, ‘한류 문화 성지’로 급부상

 

[김재원, 현정민, 정가영 기자] ‘칙칙한 용산은 옛날얘기다. 젊고 활기가 넘치는 문화도시가 활짝 폈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집무실이 기존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며 용산이 새로운 문화·예술 메카로 자리 잡았다. 그러자 이보다 1년여 전 용산에 터를 잡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HYBE)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또한 박물관 및 미술관 역시 풍부하게 조성돼 있고, 최근엔 신흥 콘텐츠 기업들도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어 신·구 문화 콘텐츠가 전폭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된 셈. 대한민국이 용산을 중심으로 문화 콘텐츠 강국 건설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사명 변경과 함께 용산 트레이드센터로 사옥을 이전했다. 현재 총 일곱 개(빅히트 뮤직·빌리프랩·쏘스뮤직·플레디스·KOZ·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어도어) 레이블과 관계사들이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다. 사옥 내부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지만, 유일하게 공개되는 공간이 있다. 복합문화공간인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다.

 

 하이브 용산 지하 1~2층에 연면적 약 4천700백㎡(약 1천406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하이브의 음악과 아티스트, 팬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다채로운 전시 공간과 콘텐츠가 구현돼 있다.

 

 용산에 하이브가 이전하면서 눈에 띄게 달라진 건 팬의 등장이다. 평일·주말 구분 없이 용산역 주위에 노란 상자를 든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이브 인사이트 관람객만 구매가 가능한 ‘방앤베이커스(BANG&BAKER’S)’ 에그타르트 상자다. 보고 듣고 느끼는 전시회에 이어 먹을 수 있는 기념품으로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엔터 사옥 밀집 지역에는 팬덤이 세운 아이돌 가수의 광고판이 눈길을 끈다. 하이브가 있는 용산의 경우, 한정된 공간의 광고판을 사수하기 위해 일곱 레이블의 팬덤이 경쟁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가수의 소속사 인근을 방문하는 팬덤의 문화가 존재하는 만큼 인근 상권도 자연스레 성장했다. 엔데믹이 가까워지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하이브 관련 경험을 위해 용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인터파크가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콘서트 전용 공연장 '블루스퀘어'가 정식 개관했다. go2@newsis.com

 

용산은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를 모두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K문화를 아우르는 곳이기도 하다. 뮤지컬과 콘서트를 선보이는 대형 공연장 블루스퀘어부터 대한민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한글 박물관과 용산공원 일대부터 이태원동, 한남동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20개가 넘는 박물관 및 미술관, 화랑이 밀집해있다. 또 해방촌, 열정도, 용리단길, 백빈건널목 등에는 이색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국적인 색채와 굴곡진 근현대사가 남긴 역사성·공간적 특성이 매력적이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1928년 철도건설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치료를 위해 건립된 용산철도병원이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오는 23일 개관한다. 사진은 21일 오후 용산역사박물관 모습. 2022.03.22. dadazon@newsis.com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용산은 지난해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로 지정돼 2024년까지 용산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박물관 일대를 박물관 특화 거리로 조성, ‘뮤지엄 시티(museum city)’ 브랜드 구축에 나선다. 역사·문화 콘텐츠 확장 연계 사업에는 ‘보고, 사고, 체험할 수 있는’ 테마별 특화 거리 활성화, 용산 역사·문화 탐방 운영이 주안점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지난 3일 ‘용산 르네상스 시대’ 주제로 열린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용산이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 문화도시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며 “서울 시민의 행복은 물론, 경제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도시로 발돋움해 더 많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샌드박스 내부.

 

신흥 콘텐츠 선두주자들도 용산으로 집결했다. 국내 최초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인 샌드박스를 필두로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등 MZ세대들이 열광하는 콘텐츠 중심의 회사들이 즐비하다.

 

 샌드박스는 인플루언서들을 기반으로 한 창작자 중심의 회사를 기조로 한다. 초반엔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 방송을 전문으로 하던 크루의 성향이 짙었다. 하지만 현재는 450여팀의 다양한 장르의 인플루언서 팀이 소속돼 있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엔 연예인을 직접 영입하거나 유튜브 방송을 지원하는 등의 계약 체결로 연예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네이버 계열사인 플레이리스트는 웹드라마 계를 이끌고 있다. 2017년 ‘열입곱’에 이어 ‘에이틴’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MZ세대 맞춤화 전략에 성공했다. 약 25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해 월등하게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빠른 피드백으로 특유의 소통·친화력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용산에는 영화 콘텐츠 업체들도 모여들고 있다. 과거 IT업체들이 판교 일대에 중심을 이뤘다면 신흥 콘텐츠 업체들은 용산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써 더욱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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