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오의 볼륨미학] 무분별한 가슴성형에… 재수술 의료소비자↑

가슴확대술은 국내서 의외로 수요가 높은 성형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크기를 바꾸고 싶거나, 몸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단순히 자기만족을 목적으로 가슴성형을 고려하는 의료소비자가 증가세다.  

 

가슴성형을 바라보는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가슴은 다이어트나 자가관리만으로 사이즈를 개선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 대체로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문제인 만큼, 수술로 이를 개선하려는 것에 대해 ‘선택을 존중한다’는 분위기다. 수술을 통해 달라진 몸매에 자신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가슴성형이 대중화되며 긍정적인 부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가슴성형을 고려해 내원하는 의료소비자 중 의외로 재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 대략 5명 중 1명이 다시 한번 수술대에 눕는 것을 택한다. 

 

이는 무분별한 수술로 인한 폐해다. 의학과 수술 술기가 발전하면서 건강에 해를 끼치는 부작용으로 인한 재수술은 거의 없다. 보형물 리콜 등 특수한 문제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 

요즘 가슴성형을 다시 받으려는 의료소비자들은 대체로 개인적 불만족에 의해 재수술을 고려한다. 이런 상황에 놓인 의료소비자들은 대부분 상담 과정에서부터 오류를 겪은 경우가 많다. 첫 번째는 자신의 체형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거나, 두 번째는 ‘무조건 크게’를 고집한 경우다. 

 

필자는 가슴성형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으로 ‘상담’을 꼽는다. 100명의 여성이라면 체형도 100가지가 나온다. 대략적인 키와 몸무게, 가슴사이즈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우선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슴의 크기·모양·피부 두께, 흉곽 형태, 어깨너비와 골반 등의 밸런스를 파악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키와 체중 등을 포함한 신체사이즈를 측정하고 초음파검사 등으로 가슴상태를 파악해 이상적 사이즈를 찾아내는 게 첫 단계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보형물의 종류와 크기, 수술법 등을 처방받아야 이후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히 ‘유행하는 보형물로 수술해 달라’, ‘C컵으로 만들어달라’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추상적인 상담에 가깝다. 의사는 환자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되 의학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술 결과에 대해 미리 설명해야 한다. 

 

또 ‘이왕 똑같은 비용을 내고 수술받는데 최대한 크게 수술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무조건 크게’를 지향하는 것은 자칫 수술 후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얻게 될 수 있다. 체형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은 다음 문제다.  

 

한국인 등 아시아 여성은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르고 체구가 작다. 이렇다보니 과도한 볼륨을 만드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큰 보형물로 수술한 경우, 자신의 체형과 어우러지지 않는 것을 깨닫고 재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마른 체형이거나, 피부가 얇고 탄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특히 자신의 가슴조직과 보형물이 분리돼 보이는 ‘리플링 현상’ 등을 겪을 우려가 높아진다. 말 그대로 보형물이 피부 아래로 비쳐 보이는 것. 체형과 가슴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돌아 보인다는 의미다.  

안전하고 만족도 높은 수술 결과를 기대한다면, 가슴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된 병원을 찾는 게 유리하다. 이와 함께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찾아야 한다.

 

되도록 한 자리에서 오래 운영 중인 병원을 찾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재수술을 위해 기존에 수술한 병원을 찾았는데 성형을 집도한 원장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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