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기 하방리스크로부터 해방 모색 찾아야할 시점

 

 하반기 한국경제에 험로가 예상된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훈풍이 불길 기대했지만, 희망 대신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화 소비 모멘텀이 정점을 통과했고 신흥국의 지역 봉쇄 등 공급망 차질이 가세하면서 제조업 경기 모멘텀 둔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여기에 올해 2월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해 경제 불확실 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최근 IMF, 국책 및 민간 연구소 등 주요 기관에서 2022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반기 경제는 무엇보다 고환율(원화 약세), 물가,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3고 현상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미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고물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고금리에 이어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정책 등으로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3고 시대’가 재현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현실화됐다.

 

 한국의 4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8%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가 지속되고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후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품목들의 물가 상승도 빨라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연일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금리 인상을 주목하고 있다. 한은이 4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쳤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8%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해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다. 이벤트 등 경기 여건이 정확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과거 2000년 이후 3고 현상이 나타난 시기가 2차례 있다. 2차례 모두 선행지수순환변동치와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모두 하락하면서 경기둔화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2022년 하반기에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고금리는 소비 위축과 가계 및 기업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내수 경기에 부정적이다. 또 고환율은 수출 가격 경쟁력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하나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슬로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 늪에 빠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기에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빠르게 축소 또는 연내 역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코로나19 재발로 중국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상황과 맞물려 하반기부터 중국발 인플레이션 전이 가능성도 증대할 전망이다.

 

 이처럼 하반기 대내외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따라서 국내 경기둔화 가능성을 완화하고 글로벌 통화긴축 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제 둔화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저성장기 극복이라는 큰 과제도 떠안고 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튼튼한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꿀 정책의 우선 순위를 정해 경제 활로를 여는 계기가 필요한데, 지금이 적기로 보인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시장분석팀장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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