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은행 횡령 사고 <하> ] 횡령 근절 위해선 내부통제 정비·감독 수준 강화 절실

은행권 내 횡령 사고를 뿌리뽑으려면 순환보직제 및 명령휴가제 등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당국의 감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은행권 횡령 사고는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거나 이에 대한 미흡한 운영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준법감시기능을 제고하고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수준을 더욱 강화해 사고 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선 내부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은행에 대해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사고 발생 시 영업점장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부과하고 은행 영업점에 대한 KPI 평가 시 사고 발생에 대한 불이익을 대폭 확대해 반영토록 하자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검사 때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난 은행에 대해선 고위 경영진까지 엄중하게 책임을 묻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공동대표는 “직원의 일탈을 원천 봉쇄하는 건 어렵더라도 횡령 사건이 터진 후 상당 기간이 지나서도 이를 내부에서 적발하지 못했다면 최고경영자에게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지난 2020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대표이사나 준법감시인 등으로 하여금 ▲내부통제기준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대책 마련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한 임직원에 대한 징계 방안 등을 마련하고 이러한 규정들을 이행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개정안은 그 이행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명령휴가제를 보다 강력하게 적용하는 내용도 횡령 사고 방지의 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명령휴가제는 현금 또는 실물자산을 취급하는 임직원에 대해 불시에 휴가를 명령하고 이 기간 중 사측에서 검사를 실시해 부실·비리 행위를 파악하는 내부통제제도의 하나다.

 

 정기적인 직원 보직 변경 역시 각 부서의 비리나 부실 여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다. 김득의 공동대표는 이어 “IT부서는 제외하더라도 재무 및 자금 관련 부서는 순환보직제를 강제해야 한다”며 “후임자가 부임해 전임자의 부정행위를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직무를 맡은 임직원에 대해 채무 상태를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하는 방안도 횡령 사고 방지책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출범했던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가 발간한 ‘금융기관 내부통제제도 혁신 보고서’에 따르면 횡령 등 금융사고 사례 중엔 임직원 개인의 채무 과다 등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개별 직원에 대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예로 금융감독원은 세 차례 범행이 있었던 지난 2012년부터 2018년 중 우리은행에 대해 총 11차례에 걸쳐 종합검사와 부문검사를 진행하고서도 횡령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권 횡령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건 금융위와 금감원의 기능이 부재하다는 의미”라면서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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