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어지럼증 생겼다면 ‘전정재활치료’ 도움

[정희원 기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가 어지럼증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호흡기 증상과 함께 단순 어지러움을 경험한 환자는 8~20%, 회전성 어지럼증을 경험한 환자는 2~12%로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지러움이 동반되는 원인으로는 ▲SARS-CoV2 바이러스의 내이(속귀) 또는 중추신경계로의 직접적인 확산에 의한 유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다양한 염증 인자의 증가로 유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손상으로 생긴 혈전이 작은 혈관을 막아 기능 저하 발생 등의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메디신'(Communications Medicine)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의공학·과학 연구소(university's Institute for Medical Engineering and Science)의 리 게르케 박사 연구팀이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과 성인의 내이 조직을 이용, 진행한 연구 결과 내이에 있는 유모세포 속에 코로나19바이러스가 인체의 세포 속으로 진입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2)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내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이 속 유모세포는 달팽이신경과 전정신경을 통해서 소리와 몸의 균형감을 중추신경계로 전달을 한다. 이런 신경을 감싸주고 있는 슈반세포는 본래 아교세포(Glia)의 일종으로 말초신경계에서 신경세포의 축삭돌기(Axon)를 감싸는 미엘린초(Myelin sheath)를 형성, 신경전달을 원활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슈반세포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손상을 입게 되면 청신경과 전정신경의 전달이 충분치 않게 되면서 어지럼증과 이명, 난청, 귀막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정신경은 우리가 머리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회전운동을 감지하고 뇌의 중추신경계와 정보를 주고받아 몸의 평형을 유지하게 한다. 따라서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럽거나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윤승일 광동한방병원 어지럼증∙이명센터 원장은 “감염 후 일정 기간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정기능검사를 받아 전정기능 이상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손상된 전정신경을 향상시키거나 또는 타 감각으로 보상할 수 있는 맞춤전정재활치료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어지럼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는 환자들이 환자 상태에 맞게 고안된 단계적 운동을 통해 뇌신경, 시신경, 척추와 근육의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어지럼증과 균형 장애를 개선하고 일상생활의 회복을 돕는다.

 

만약 어지럼증 증상이 심하여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입원을 통해 어지럼증 집중치료 및 개인별 맞춤 재활운동도 받아볼 수 있다. 단계별로 진행되는 재활운동은 증상의 빠른 호전은 물론 재발 방지 및 치료효과 유지의 목적도 있다. 이 외 전문의의 상담 치료도 함께 진행한다면 더욱 빠른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윤승일 원장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므로 세심한 관찰과 정밀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어지럼증 때문에 힘들겠지만 전정재활운동, 균형감각 재활치료 등을 함께 진행하면 증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치료 기관을 찾는 것.”이라며 빠른 대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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