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 기업은 M&A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업 경쟁력 제고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를 5억6600만 달러(한화 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인수한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돼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기업으로 알려졌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됐고, 2021년 FDA로부터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이후 LG CBL)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된다. 향후 아베오 주주총회의 과반 승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진행되며 이번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는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통풍,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단계(전임상 및 임상)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포스트는 캐나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옴니아바이오를 886억원에 인수해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시장에 진출한다. 메디포스트 100% 자회사인 메디포스트씨디엠오는 옴니아바이오의 구주 39.6%를 29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2024년 말까지 추가로 59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투자한다. 전환사채가 보통주로 전환이 되는 2027년부터 메디포스트씨디엠오는 옴니아바이오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옴니아바이오는 캐나다 연방정부 산하 비영리기관인 재생의료상용화센터(CCRM)의 자회사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이로써 메디포스트는 최대 의약품 시장인 북미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옴니아바이오는 북미시장 외에 아시아 지역으로도 사업 확대가 필요했고, 당사는 카티스템 등의 북미시장 진출과 CDMO 사업 진출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두 회사의 니즈가 부합해 이번 투자가 원활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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