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세계에서 발병률이 제일 높은 암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방암’이다.
최근에는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추세다. 문제는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만져지는 멍울, 피가 섞인 유두 분비물 등 이상 증상을 통해 병원을 찾은 뒤에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돼 있을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정기적인 검진’이다.
유방암 검진은 ‘유방 초음파검사’와 ‘유방촬영술(엑스레이검사)’을 기본으로 한다. 이들 검사는 상호보완적 검사로 둘 다 받는 것이 권장된다.
유방 초음파검사는 압박에 따른 통증이나 방사선 노출의 걱정 없이 고해상도 초음파기기로 유방의 악성종양(암)과 양성종양, 낭종, 유관 변화 등을 확인한다. 암 조직은 양성종양과 달리 대부분 모양이 불규칙하고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양상을 보인다.

이선정 민트병원 유방갑상선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은 “초음파검사를 통해 유방에 생긴 모든 덩어리(종괴)의 모양과 유관 등의 변화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며 “일반 초음파가 아닌 ‘탄성 초음파’를 활용할 경우, 조직의 탄성도와 미세혈류까지 데이터화해 종양의 양성 및 악성 여부 등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방 초음파검사는 악성 가능성이 있는 미세석회화와 같은 병변을 관찰하기 어렵고, 일부 혹의 경우 주변 바탕색과 구별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유방촬영술을 병행하게 된다.
단,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유방검진을 받는 20~30대 여성에게는 방사선 노출이 있는 엑스레이를 이용한 유방촬영술을 기본으로 권하지는 않는다. 다만, 유방암 의심 증상이 나타난 상황이라면 젊은층이라도 유방촬영술을 고려해야 한다.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유방촬영술과 초음파검진을 동시에 받는 게 유리하다. 이는 한국 여성에서 흔한 ‘치밀유방’의 영향도 있다.
치밀유방은 유선조직의 밀도가 높아 유방조직의 분포가 아주 촘촘하게 관찰되는 것을 통칭한다. 이선정 원장은 “유선조직은 엑스레이가 투과되지 않아서 하얀 음영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암을 포함한 종양도 엑스레이상에서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두 조직이 겹쳐졌을 때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치밀유방은 상대적으로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방암 환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 여성이 치밀유방이라면 국가건강검진(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 초음파를 병행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유방암학회도 폐경 이전이라면 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할 것을 권고한다. 40세 이전이거나, 가족력 등으로 고위험군이라면 매달 자가검진과 전문의의 임상 진찰을 통해 그에 맞는 검사 방식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MRI검사를 병행할 수도 있다. 검진 목적에서 필수 검사는 아니지만, 유방암 과거력, 가족력, 유방성형/재건수술 등의 고위험군에 한해 유방MRI검사를 적용하기도 한다.
이선정 원장은 “유방암은 높은 발병률과 재발률로 여성에게 특히 위협적인 암이고,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1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8%에 달하는 만큼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방 영상검사는 검사장비의 정밀성뿐 아니라 영상을 진단하고 판독하는 시술자의 숙련도가 검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유방암이 의심될 때 빠른 조직검사나 MRI검사 등의 대처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1년마다의 검사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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