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오십견, 참으면 낫는다?

[정희원 기자]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추위 앞에서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저절로 움츠러드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 등 연부조직이 경직되며 평소보다 통증에 더욱 민감한 상태가 된다.

 

더욱이 활동량마저 줄어들기 때문에 관절 건강이 약해지다보니 염증, 통증에 시달리기 쉽다. 2주 이상 어깨통증이 지속되며 팔마저 움직이기 어려워진다면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오십견 등 어깨질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오십견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 유독 잘 나타나는 어깨질환으로,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관절낭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일종의 주머니 형태의 조직인데 여기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면서 어깨관절에 유착되어 팔과 어깨의 움직임을 제한하며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외상을 입지 않아도, 충격을 받지 않아도 어깨가 아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아직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를 일차성으로, 특정 질환이나 상황이 전제된 경우는 이차성으로 나눈다. 이차성 오십견은 주로 회전근개에 석회성건염이 생기거나 어깨 부상을 입었던 경우처럼 이미 경험한 어깨질환과 손상에 의해 생기는 사례가 많다. 또한 어깨관절과 직접 관련이 없어보이는 전신질환이나 외과적 수술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오십견으로 인한 통증은 병증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처음에는 운동제한과 통증이 동시에 나타나다가 점차 통증이 누그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오십견 환자 중에는 “병원을 가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며 잘못된 인식을 갖는 이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다소 가라앉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간까지 최소 몇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에게 무조건 참고 견디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게다가 통증의 개인차가 심해 일상생활이 아예 어렵거나 잠을 자지 못하게 되기도 하여 환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통증이 가라앉은 후에도 어깨관절의 움직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영구적인 운동장애가 남을 수 있으며 간혹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으므로, 발병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경환 화성 매듭병원 대표원장은 “오십견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른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과 같은 질환도 있으므로 이를 정확히 구분하여 치료해야 효과적”이라며 “오십견이 너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등 비수술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혼자 아픔을 참고 견디며 힘들어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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