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

법무법인(유)지평 기업경영연구소 정민 수석연구위원

 이제는 기술 발전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관 및 언론사에서 선정한 ‘2023년 기술 트렌드’에서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눈에 띈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2023년 CES’에서도 ‘지속가능한 기술’이 크게 주목받았고 기술 업계에서도 큰 화두로 등장했다.

 

 가트너, 포브스, CNN 등 주요 기관에서 선정한 기술은 디지털 면역시스템,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 슈퍼앱, 인공지능(AI)의 확산과 양자 컴퓨팅, 녹색기술, 우주 탐사 기술, 백신 등 생명공학, Web 3.0과 메타버스, 로봇 기술 등이 선정됐다. 이외에 지속가능한 기술, 반도체와 기술 자립도,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 기술 인력의 재구성, 농업의 자동화, 사이버 보안 이슈 등 향후 2년 이내 동안 비즈니스 혁신에 영향을 줄 이슈들도 함께 언급됐다.

 

 선정된 2023년 트렌드에는 2023년 R(경기침체)공포 엄습, 자동화와 가상 현실을 통한 경제의 진화, 기술 헤게모니, 지속가능성과 ESG Innovation, 메타버스의 잠재성 등과 같은 공통적인 배경이 존재한다.

 

 2022년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인해 물가에서 금리 충격으로 확산하면서 2023년에는 본격적인 실물지표로 충격이 이어져 험난한 경로가 예상된다. 물론 향후 경기는 여건변화에 따라 침체 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암울한 경제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이러한 기술들이 희망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을 돌아보면 세계를 강타한 애플의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중심의 소비자 기술 혁신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처럼 기술 혁명은 경제위기 속에서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2023년에 주목받은 기술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면서 자동화와 가상화를 통해 또 하나의 기술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탈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방국 중심의 블록경제에서 기술 헤게모니 중심의 블록경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반도체 동맹을 시작으로 국가가 어떤 전략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국가 안보와 동맹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정학 시대가 개막됐다. 따라서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등 핵심 기술의 주권뿐만 아니라 공급망 관리 중요성이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ESG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ESG 주요 영역에 대한 글로벌 규제 및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ESG 규제의 대응뿐만 아니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담론에 머물렀던 메타버스는 기초 기술 발전 단계를 넘어 실제 사용되고 있다. 산업화하는 과정에 오르면서 잠재성도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아직 형성 단계에 있지만 증강 현실(AR), 가상 현실(VR) 및 혼합 현실(MR)과 같은 기술 개발로 가능해진 광범위한 디지털 공간 네트워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컴퍼니는 현재 2000억~3000억 달러 규모인 메타버스 산업이 2030년에는 5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저성장, 위기 지속 등 경제 상황 반영과 미래 지향적인 리더가 앞으로 격동의 시기에 조직이 번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위기 극복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관점에서 기술 트렌드가 선정됐다. 무엇보다 언급된 기술과 이슈들을 관통하는 주제로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혁신적 솔루션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의 대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는 혁신을 성공한 기업이 오랫동안 존속하지 못한 이유에서 출발한다. 기업이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직면했을 때 정상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례를 우리는 흔하게 접한다.

 

 결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매몰돼 시장 판도를 바꿀 새로운 기술을 놓치게 된다. 기존에 가진 것들을 파괴하거나 조정하지 않으면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023년은 정말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지만 단기적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기회 요인을 찾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숨 가쁘게 발전해 온 기술이 모두의 공생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방향성을 두기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법무법인(유)지평 기업경영연구소 정민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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