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유통업계가 애플페이 도입 소식을 속속 알리고 있다. 반대로 아직 애플페이 도입을 하지 않았거나, 지켜보는 곳도 많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미 애플페이가 아니라도 다양한 간편결제 선택권이 넓은 상황이다. ‘애플페이만 있는데요’라고 말하는 소비자가 드물고, 이미 애플 유저들도 지갑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보니 관망을 택하는 것. 애플을 위한 서비스 비용을 굳이 선제적으로 지출할 이유가 없다는 게 주요 이유로 보인다. 수수료 문제 등은 아직 본격적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애플페이와 ‘거리두기’ 중인 곳 중 하나가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쓱닷컴 등으로 당분간 사용이 어렵다. 그룹 내에서는 이마트24에서만 도입했다.
신세계 측은 “절대 도입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검토해볼 수 있는 입장”이라며 “사업영역, 주요 소비자층이 다르다보니 각 사마다 각자의 정책을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다보니 이마트24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모니터링 하면서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쇼핑·쿠팡·컬리 등 대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도 애플페이를 들이지. 자사 간편결제(페이) 시스템을 갖춘 것도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킨 업계도 ‘도입에 긍정적이지만, 시간을 둔 뒤 들일 것’이라는 분위기다. BBQ는 NFC 단말기 교체와 관련해 내부 검토에 나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주인 패밀리들의 의견도 취합해야 한다.
BHC와 아웃백스테이크, 슈퍼두퍼 등을 운영하는 BHC그룹도 “아직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있는 브랜드는 없다”며 “향후 단말기 설치나 시스템 안정 등 현재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충분히 검토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애플페이 도입과 함께 유통가 전반에는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단말기를 갖추고 홍보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과 롯데슈퍼·맥스 등 롯데쇼핑은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개시 시점에 맞춰 단말기 구축을 마쳤다.
롯데마트의 경우 현재 전국 90%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나머지 10%는 이달 중 도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마트·익스프레스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를 갖추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도 ‘준비 완료’다.
외식업계도 채비를 마쳤다. 우선 SPC는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파스쿠찌 등 전국 7000여개 SPC 계열 브랜드 매장에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고 밝혔다. 인프라 구축은 IT서비스 및 마케팅 계열사 ‘섹타나인(Secta9ine)’이 맡았다.
오는 29일부터는 SPC 매장에서 애플페이로 결제 시 SPC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가 자동 적립되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롯데GRS도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개시,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전국 직·가맹점 약 1800개 매장에서 쓸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전국 약 1600개 매장 중 1300여개 매장에 NFC 멀티패드 단말기 설치를 완료했다. 다만, 투썸오더, 홀케이크 예약 등 투썸하트 앱을 통한 온라인 결제는 불가능하다.
메가MGC커피는 애플페이를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원한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다양한 간편 결제 시스템 확보로 가맹점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자 애플페이를 적극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도 애플페이 도입 채비를 마쳤다. 롯데리아·쉐이크쉑에서는 이용 가능하다. 버거킹은 온라인에서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도입은 아직 준비 중이다. 맥도날드는 준비를 마친 뒤 다음 달 10일부터 정상 이용이 가능하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무신사·크림 등에서도 애플페이를 지원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