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때문에 두통이 생겨도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해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복용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두통이 유독 자주, 심하게 생긴다면 특정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이럴 경우 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심각한 질환의 전조증상을 무시하고 넘어가 생명을 잃게 될 수 있다.
두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긴장성 두통은 머리 주변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생기는 것을 통칭한다. 두로 두부의 양측이나 이마, 턱관절이나 귀 뒤쪽의 목덜미 등에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약 10분 정도 이어지다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상황에 따라서는 1~2시간이나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이 만성화되면 이틀에 한번 꼴로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긴장성 두통은 머리, 목 등의 근육이 굳어진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여 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두통의 재발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러한 유발 요소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도 좋다. 근육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경우라면 근육 이완제나 진통제 등을 처방받아 복용한다.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두통이 바로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주로 관자놀이 부근이 두근거림에 맞추어 지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편두통은 통증과 더불어 시야 일부가 흐려지는 시각 조짐이나 입술 등의 감각이 저하되는 감각 조짐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의 강도가 매우 심한 편이며 지속 시간 역시 긴장성 두통에 비해 길기 때문에 편두통을 자주 경험하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겪곤 한다.
구토,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빛, 소리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편두통이 자주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주로 어떠한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약물 처방을 진행한다. 여러 약물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는 신경전달 물질과 관련된 항체 주사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밖에 목 디스크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도 있으며 여러 뇌질환으로 인한 두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뇌질환으로 인한 두통은 가장 위험한 두통으로, 뇌출혈이나 뇌경색, 뇌종양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평소보다 두통이 더욱 심해지거나 안면마비, 언어장애, 팔이나 다리의 마비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질환으로 인한 두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러한 뇌질환의 골든 타임은 고작 몇 시간에 불과하며 뇌 손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면 환자가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 장애를 겪게 된다.
정미나 클리오닉의원 신경과 원장은 “자주 경험하는 증상이라는 이유로 두통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두통은 심각한 질환의 징조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두통, 통증이 매우 심해 머리를 망치로 치는 것과 같은 두통이 생긴다면 즉시 병원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