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연체율 ‘빨간불’…저축은행 연체율 6년 만에 5%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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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6년 만에 5%대를 넘어섰고 카드사의 연체율 역시 1%를 돌파하며 가파른 증가세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5.1%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3.41%)에서 석 달 만에 1.69%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의 연체율이 5%를 넘은 건 2016년 말(5.83%) 이후 약 6년만으로, 이는 경기 침체,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올 1분기 5.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04%)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이 5%를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카드사 또한 연체율 상승으로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한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34조1210억원으로 지난해 말(33조6450억원) 대비 4760억원가량 늘었다. 카드사별 연체율은 롯데카드가 1.49%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신한카드가 1.3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우리카드 1.35%, KB국민카드 1.19%, 하나카드 1.14%, 삼성카드 1.10% 순이었다. 

 

이번 달 카드 결제 금액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증가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 4월 리볼빙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1년 전(6조2740억원) 보다 8989억원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금융권의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하반기까지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9월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끝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이 금융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연체율이) 아직 낮은 수준이고, 금융위기라고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제2금융권과 관련해선 “지난해 말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상황이 많이 호전됐고, 한두 개 회사가 문제될 가능성이 있어 유심히는 보고 있지만 금융권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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