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으로…서울시, 여의도 금융가 용적률 1200% 허용

서울 여의도 전경.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용적률 및 높이 제한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여의도가 뉴욕 맨해튼처럼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변모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여의도 금융중심지 내 혁신 디자인 건축물에 용적률을 1200% 이상 완화하고 높이규제를 폐지한다. 이에 현재 여의도 최고층 빌딩인 파크원(333 m)을 넘어서는 350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입체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동여의도 일대(112만586㎡)를 대상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해 25일부터 열람공고에 들어간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여의도를 국제 디지털금융(핀테크)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한 도시계획적 지원 방안을 담았다. 금융감독원, 대형증권사 28곳, 금융투자회사가 밀집한 여의도는 2009년 종합금융중심지, 2010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효과적인 금융투자 여건 조성을 위해 여의도의 도시기능 다양성 부족으로 인한 주말·야간 공동화 심화, 차량 위주의 도시공간, 열린 시민 공간 부족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금융 투자 여건 조성과 적극적인 금융기능 도입 ▲다양한 도시기능 복합화 ▲보행 중심의 도시환경 조성 ▲세계적인 수변 도시경관 창출 4가지 방향을 정해 이번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에서 구분된 4개 지구.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여의도 전체 대상지를 ▲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 4개 지구로 나눠 각 구역에 적합한 공간 계획을 마련하고 건축물의 용적률·높이·용도 등을 구상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제금융중심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해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여의도는 명동, 상암동에 이은 서울의 세 번째 중심상업지역으로서 용적률을 1000%까지 부여 받는다. 친환경적이고 창의·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면 1200% 이상 완화도 가능하다.

 

 만일 일반상업지역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올해 3월 승인·고시된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에 따른 권장업종을 도입하면 도입 비율에 따라 차등으로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한다. 권장업종에는 보험업·은행업 외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핀테크업도 포함된다.

 

 금융업무지원지구는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 공간 확충이 가능하도록 관련 시설을 권장 용도로 계획했다. 도심기능지원지구는 도심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생활지원 기능을 육성하고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했다. 2020년 6월 실효된 학교부지는 ‘제2종주거지역(7층이하)’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다.

 

 재건축 등 개발을 추진하는 4개 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도심주거복합지구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계획수립 기준을 제시하고 향후 별도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또 한강, 샛강을 연결하는 주요 가로변으로 공개공지 등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한다.

 

 단절된 도시가로를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와 주요 가로변 길거리 상점 조성, 철도역사와 지하보도를 중심으로 건축물 지하공간을 연결하는 입체적 보행 네트워크 구축 계획도 포함됐다.

 

 아울러 한강변의 ‘랜드마크’ 설계가 가능하도록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를 중심으로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하고 높이를 추가로 더 완화할 수 있게 했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은 다음 달 8일까지 열람공고 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된다.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돼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규제 중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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