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뼈가 돌출되고 발바닥에 굳은 살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남성보다 하이힐을 주로 신는 여성에게서 5~6배 가량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점차 걸음걸이가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발목과 무릎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의 무지외반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키높이 구두, 키높이 깔창 이용 등의 요인 때문이다. 뒷굽이 높아져 발 전방을 압박해 무지외반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만약 깔창을 사용하면서 발바닥 앞쪽이 아프고 티눈까지 잡힌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초기 때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때로 통증을 느끼는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된다. 다만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을 갖게 될 수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면 발 뿐만 아니라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 허리까지 무리가 갈 수 있다. 발 변형이 심해지면서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굽이 높은 신발 착용을 지양하는 것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발 건강에 가장 좋은 굽 높이는 2~3cm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깔창을 포함해 최대 5cm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 수시로 신발을 벗어 엄지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스트레칭도 효과적이다.
만약 이미 무지외반증으로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 검사 전 스스로 진단해볼 수도 있다. 먼저 하얀 종이 위에 이상이 의심되는 발을 올리고 그려주거나, 카메라로 발 사진을 찍는다. 이후 엄지발가락의 휘어진 각도를 체크한다. 발과 엄지발가락 각도를 측정한 뒤 15도 이상이면 무지외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 등의 관절불안증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면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엄지발가락만 내회전 된 경우 중족골을 절골하여 축을 맞추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새끼발가락까지 돌출됐다면 돌출된 건막류를 다듬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어 관절 주변 발의 축에 따라 절골 후 발의 전체적인 폭을 줄여주는 방법이 이루어진다.
정광영 대구 더편한연합정형외과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문진과 이학적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데 이때 초기 상태라면 물리치료나 생활습관 개선 등의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뼈가 돌출되어 있는 등 상태가 좋지 않다면 교정적 절골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