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AI(인공지능)를 업무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상반기 AI를 안전한 건설현장 구축, 분양응대 업무 정확성 향상에 이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설계 자동화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AI를 부동산 시장 예측에도 사용하면서 인공지능 인증을 받는 건설사도 생기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처럼 AI를 건설현장부터 각종 사무업무에 두루 활용하며 ‘스마트 건설’을 이끄는 리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4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31일 AI를 활용한 ‘공정 배관 계장도(P&ID, Piping & Instrumentation Diagram) 자동 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P&ID는 사업 초기 발주처로부터 인계되는 자료로 주요 공정 정보를 담고 있는 설계 도면이다.
‘P&ID 자동 인식 시스템’은 AI 딥러닝(Deep Learning) 및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등을 기반으로 P&ID를 인식해, 배관 및 계장 목록과 CAD 도면 등의 산출물을 자동생성 하도록 개발된 시스템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실제 진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등의 도면을 이용한 검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적용 목표 시점은 올해 안이다.
P&ID 자동 인식 시스템이 투입되면 도면 당 1~2분 내 모든 정보를 인식하고 추출해 산출물을 생성해 낼 수 있다. 기존에는 설계자가 수기로 도면을 분석하고 정보를 추출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것에 비해 공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도면 분석 정확도도 향상된다. 내부 테스트 결과, ‘P&ID 자동 인식 시스템’의 도면 인식 정확도가 9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자가 이 시스템을 활용해 도면 분석 작업을 할 경우, 정확도가 월등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력 투입 최소화 및 외주비 절감 등으로 해당 업무에서 50%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AI 기반 설계 자동화 기술 연구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국내 최초 ‘AI 기반 플랜트 철골구조물 자동 설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출원을 했다. 이는 설계자가 건물의 크기, 하중, 형태 등 기본적인 설계 조건을 입력하면 10분 이내로 철골구조물 설계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건축 부문에서도 아파트 단지 공간의 설계 범위 등 기본적 설계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단지 내 옥외 공간의 설계 초안을 제안하는 ‘AI 기반 공동주택 조경설계 자동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조경 설계에 AI 기술을 접목한 사례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AI 설계 자동화 외에도 ‘스마트 시공 기술’, ‘OSC&모듈러 기술’,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자체 기술 개발부터 산학연 기관과의 업무협약,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건설 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9일 자체 개발한 AI알고리즘 융합모델인 ‘지역별 부동산 시장 분석 모델’과 ‘공동주택 철근소요량 예측모델’에 대해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건설업계 최초로 ‘AI+’ 인공지능 인증을 획득했다.
AI+ 인증은 한국표준협회(KSA)가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등 국제표준에 근거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다.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지역별 부동산 시장 분석’ AI모델은 매매가, 매매수급동향 등의 지표를 데이터화해 시장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당지역의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영향인자를 도출할 수 있다. 주택공급이 필요한 도시를 발굴하고 적정 공급규모와 공급시기를 판단하는데 이 모델을 활용, 국민주거안정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공동주택 철근소요량 예측’모델은 포스코이앤씨가 과거 시공한 공동주택의 타입별 철근사용량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규 건설에 소요되는 철근량을 산출하는 모델이다. 견적단계부터 철근사용량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철근 수급과 시공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욱 우수한 품질의 건축물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안전·품질의 ESG 실천에 앞장서고 리얼밸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