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들이 2분기에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볼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비용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과 함께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에는 수익성 둔화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 줄었다고 25일 공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926억원, 당기순이익은 1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6.5% 하락했다.
카드 취급고는 82조5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 중 카드사업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82조3503억원이었고, 할부리스사업 취급고는 63.5% 감소한 1602억원이었다.
카드사업 취급고 증가는 해외여행 재개에 따라 여행 업종 이용금액이 증가하고, 비대면 결제금액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부문별로는 신용판매(일시불+할부)가 5.9% 증가한 73조7896억원, 금융부문(장기+단기카드대출)은 8.7% 감소한 8조5607억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순이익 감소에 대해 “조달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고금리 지속 등 경기여건 악화로 고객들의 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로 인허가를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전문기관 등을 통해 데이터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카드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을 내면서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카드사들의 사정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진한 업황에 무이자 할부·카드 이용한도 축소 등 보수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최근 대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놔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우리카드 2200억원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6000억원, 롯데카드 31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을 시작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카드사들의 실적 하락은 예상된 것으로 지난해부터 연체율 상승과 이자비용 등 관리에 신경쓰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카드업계 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수익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