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데이터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데이터 전문 업체와의 협업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비씨카드,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카드, 신한은행, 신한카드, 엘지씨엔에스, 쿠콘, 통계청 등 8개 기관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기업이 전략수립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 신용정보가 포함된 기업 간 가명정보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익명정보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관이다.
올해 6월 말까지 231개사가 총 287건의 데이터를 결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합분야는 금융분야 내 결합(46%)보다 금융과 비금융 간 결합이 54%로 다소 높아 다양한 분야 간 데이터 결합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자가결합, 관계사·계열사 등에 대한 내부 데이터 결합에 치중할 경우, 공정하고 개방적인 데이터 결합 환경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에 금융위는 통계청을 제외한 이들 기관에 연간 데이터 결합실적 중 50% 이상을 본인·관계사·계열사가 아닌 외부 이용기관에 제공하는 부대조건을 달았다.

카드사는 자신들이 가진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결합해 지역 상권과 소비행태를 분석,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서비스 지원하는 등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기존의 국내 최초 민간데이터댐 ‘그랜데이터(GranData)’ 사업, 마이데이터 사업, 개인사업자 CB 사업, 그룹 통합 데이터 플랫폼 ‘신한 원 데이터’ 구축과 더불어 데이터 사업 라인업을 완성했다.
신한카드는 가명정보 결합을 보다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역량을 갖춘 전문조직을 구축해 이종기업·공공기관의 가명결합을 적극 지원하고, 데이터분석·컨설팅·시스템·솔루션 등 새로운 데이터 가치 발굴을 견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명정보 결합은 서로 다른 개인정보처리자가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가명처리해 하나의 가명정보로 통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해 결합한 뒤 더욱 가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게 목적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소외계층인 중소기업·소상공인·스타트업을 위한 신규 부가서비스 창출도 추진하고, 신한카드 소비정보와 통신·부동산·쇼핑정보·온라인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결합해 상권, 소비행태 분석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C카드도 데이터전문기관 본허가 획득으로 금융데이터에 통신, 쇼핑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살려 데이터 고도화 추진에 나선다.
BC카드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주관의 데이터플래그십 사업을 통해 소비와 이동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여행 큐레이션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관광, 헬스, 해운,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사회 산업 분야에서 발생한 데이터와 결합한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발굴 중이다.
현재 제공 중인 비즈 크레딧(Biz Credit) 서비스는 제휴 중인 금융기관을 통해 영세 사업자가 대출 신청 시, 실제 매출 데이터 기반으로 신용등급을 재산정해 거절됐던 대출을 가능케 하거나 대출 금리 인하 등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대안신용평가,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NH농협카드는 학생, 소상공인, 예비창업자 고객의 데이터 활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데이터 거래소에서 소비 현황 분석 데이터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NH농협카드의 소비 데이터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시·도별, 개인·법인별, 일자별 소비현황을 시계열로 제공하며 해당 데이터를 통해 ▲일자별 카드이용 건수 및 이용금액 트렌드 파악 ▲코로나 전후 일자별 소비현황 비교 ▲일자별 개인·법인 고객 소비 트렌드 분석 ▲시도별·일자별 소비현황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