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원 없이, 제대로…강진성 “표정부터 달라졌대요”

사진=SSG랜더스 제공

“주변에서 표정부터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프로세계는 하루하루 살 떨리는 경쟁의 연속이다. 아차하면 밀려나기 일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그럴수록 몸엔 힘이 잔뜩 들어가기 마련이다. 강진성(30·SSG)은 마음을 비웠다. 욕심은 접어두기로 했다. 자신이 가고자 했던 방향대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기하게도 야구가 더 잘 풀린다. 최근 5경기서 타율 0.526의 맹타를 휘둘렀다. 강진성은 “한 주에 두 자릿수 안타를 쳐본 건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고 웃었다.

 

◆ 세 번째 유니폼, 또 한 번의 기회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벌써 세 번째 유니폼이다. 강진성은 2012년 NC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1일1깡’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며 첫 풀타임을 소화,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방황했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맸다. 지난 5월 트레이드를 통해 SSG에 합류했다. 강진성은 “생각이 많았을 때다.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고 싶은 맘이 컸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아니다. 6월까지 타율 0.250에 머물렀다. 7월 이후 0.350까지 치솟았다. 땀이 빚어낸 결실이다. 시즌 중임에도 과감하게 변화를 꾀했다. 강진성은 “타이밍을 반 템포 짧게 잡는 느낌으로 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차이도 선수 본인에겐 크게 다가온다. 강진성 역시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짬이 날 때마다 연습을 해봤는데 느낌이 괜찮더라. 한 번 해보자 싶었는데 좋은 타구들이 나오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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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을 떠올렸던 지난날, 더 단단해진 오늘

 

강진성의 야구인생은 굴곡이 꽤 많았다. 크고 작은 부상에 부진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다. 커리어의 끝을 떠올린 적도 여러 번이다. 부모님과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아버지(강광회 KBO 심판팀장)를 따라 심판을 하려 했던 적도, 지도자 수업을 받으려 고민했던 적도 있다. 강진성은 “이렇게 야구를 해선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더라. 답답했다”면서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 싶은 순간 길이 열렸다. 보너스라고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시련을 거치며 단단해졌다. 중심이 굳건해졌다. 더는 쫓기지 않는다. 강진성은 “어쩌면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 싶다”면서 “이런저런 말에 휩쓸리기보다는, 내게 맞는 것들에 집중하려 한다. 내 선택이니 결과에 대해서도 더 잘 수긍하게 되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덜어내는 중이다. 강진성은 “잘 치면 시합에 나가는 것이고 못 치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 단순해지니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더라”고 전했다.

 

◆ 소금 이상의 역할, 바라던 모습 그대로

 

강진성이 제 모습을 찾아갈수록 SSG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후반기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가운데 강진성의 한 방은 소금 이상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강)진성이는 경기에 나갈 때마다 정말 잘한다. 벤치에 있다 나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 준비가 잘 돼 있다. 고맙다”고 칭찬했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1루뿐 아니라 외야 수비까지도 소화한다. 강진성은 “앞만 바라본다. 당장 눈앞에 있는 공 하나에 신경 쓰고 있다. 좋은 흐름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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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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