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회생 신청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인 2014년(11만707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해 맞춤형 채무조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남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를 지냈던 강신철 희망의책 대전본부 이사장은 개인회생 신청의 유형을 ‘생계형’, ‘생활형’, ‘투기형’으로 분류하고 이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 이사장은 “‘생계형’ 개인회생 신청자들은 그야말로 안정된 직업도 없고 먹고 살기도 어려운 경제취약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에 대해선 빚을 탕감해주고 국가가 나서 최저임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2024년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을 월 노동시간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인데, 최소 이 정도의 수입이 뒷받침돼야 개인회생 신청자가 자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강 교수는 ‘생활형’ 개인회생 신청자들에 대해선 직장도 있고 어느 정도 수입도 있지만 자녀교육비나 주택구입을 위해 대출을 얻었다가 주택가격 하락과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지경에 이른 부류로 정의했다. 그는 “‘생활형’ 개인회생 신청자인 저소득층에 대해선 저리 융자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주고 상환기간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이들)이 여기에 속할 수가 있는데, 그들을 부정적으로만 볼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출상환 조건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정된 수익도 없으면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등에 돈을 넣었다가 손해를 입은 소위 ‘빚투족’(빚을 내어 투자한 이들)을 ‘투기형’ 개인회생 신청자로 분류했다. 강 교수는 이들에 대해 “개인회생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겠지만 혈세를 써가며 구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