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영의 유통시그널] 치솟은 과일값에…냉동과일·과일음료 더 찾는다

 

 설 명절이 지났지만 치솟은 과일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없다. 사과, 배는 물론 요즘 딸기는 ‘금딸기’라 불린다. 과일 가격 상승에 소비자는 대체품을 찾고, 유통업계는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딸기(100g) 가격은 1180원으로 평년보다 32.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부쩍 오른 사과는 10개에 2만9193원으로 평년보다 19.9%, 1년 전보다 26.5%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배 역시 10개에 4만701원으로 평년보다 7.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8.6% 비쌌다. 감귤 가격은 10개에 5778원으로 평년보다 27.8% 올랐다. 전년보다는 66.4%나 폭증했다.

 

 천정부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집중 호우 및 폭염과 겨울철 한파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채소류와 과일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과일 가격의 상승은 다양한 결과를 낳고 있다. 먼저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과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발간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과일 수입량은 6만4000t으로 전년보다 6%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딸기 마케팅’에 재미를 보고 있다. 딸기를 재료로 한 시즌 메뉴가 브랜드별 봄맞이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금딸기’ 한 팩을 장바구니에 넣기보단 딸기를 함유한 가공식품으로 욕구를 메우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의 딸기 시즌 메뉴는 1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7만잔을 돌파했다. 지난 연말 출시한 이디야커피의 생딸기 음료 역시 출시 20일 만에 40만잔 이상 팔렸다. 할리스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생딸기 가득 주스’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주요 딸기 메뉴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120% 늘었다. 지난달 ‘웰컴 투 베리 가든’을 테마로 신제품을 출시한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딸기 퐁당 라떼’의 판매량은 45%, 딸기 케이크의 판매량은 30% 가까이 늘었다.

 메가MGC커피는 딸기 시즌 메뉴는 출시 26일 만에 누적 판매 약 147만잔을 돌파했다. 파리바게뜨가 올 초 선보인 ‘2024 베리 굿 딸기 페어’의 베이커리 제품은 6주 만에 누적 판매량 120만개를 돌파했다.

 

 딸기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딸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인기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딸기값이 급등하면서 과일을 사 먹기 보다 음료 한 잔으로 딸기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시즌 메뉴를 개발하고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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