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야 IPO] 공모주 과열에 주식 계좌 최대…0주 배정 빈손 청약 ‘속출’

 공모주 투자 열풍이 시들지 않는 가운데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또 1분기 수요 예측을 진행한 14개의 기업의 공모가 전부 희망 범위의 상단을 초과해 확정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공모주를 받으려는 투자자 수가 급증하면서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과열 양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역대 최대치인 7190만992개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6465만5405개)과 비교해 10% 넘게 늘어난 수치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1월 29일(7003만681개) 사상 처음으로 7000만개를 넘어선 이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란 예탁자산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 동안 1회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 계좌를 의미한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가 늘어나면 신규 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면 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가 증가한 배경에는 공모주 열풍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는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네 배)로 뛸 경우 하루 만에 높은 차익을 얻으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아왔다.

 

 나아가 1분기에는 기관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 간 차이가 최대 폭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관수요예측경쟁률은 918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1747대 1을 기록해 두 경쟁률 간 차이가 최대 폭으로 커졌다. 과거 일반청약 경쟁률은 기관수요예측 평균 경쟁률과 동조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1분기에는 기관투자자 경쟁률 대비 일부 종목에서 크게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기록 이후로 기관수요예측 평균경쟁률 대비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의 차이가 최대치를 보이면서 일반 투자자의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14개 기업의 공모가 확정 현황을 보면 공모가 상단 초과 비중이 100%를 차지하면서 최고 호황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가열되면서 정작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빈손 청약자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는 청약에 참여한 모두에게 공모주를 배분하는 ‘균등배정’과 청약 증거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배정하는 ‘비례배정’이 50%씩 적용된다. 최근 투자자들은 균등배정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미성년자 자녀의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확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상장한 에이피알의 경우 균등배정에서 1주를 받을 확률은 6%에 그쳤다. 공모가는 25만원으로 균등 청약을 위해선 최소 증거금 125만원이 필요했는데 1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나왔다. 나머지 절반인 비례배분의 경우 상장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선 최소 2억7800만원, 하나증권에선 2억3625만원의 증거금을 넣어야 1주를 겨우 배정받을 수 있었다.

 

 코셈 역시 균등배정 물량 0.18주로 균등 청약 참여자 5명 중 1명만이 1주를 받았으며, 케이웨더도 균등배정 주식 0.28주로 1주를 받을 확률은 4명 중 1명에 그쳤다. 이 밖에도 올해 청약을 진행한 IPO 기업 14곳 중 12곳이 추첨으로 균등배정 주식 1주를 받았다. 

 

 시장에선 기업들이 높은 공모가를 확정한 뒤 빈손 청약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지만 이러한 과열된 투자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심의 과열된 공모 양상은 4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중소형 종목들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5월 9일 상장이 예상되는 조 단위 시가총액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기점으로 과열된 분위기의 반전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실적에 대한 점검은 필요한 시점이다”고 예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그래픽 설명

 

1년간 주식 거래 활동 계좌수 추이. 금융투자협회 제공

 

분기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 추이. 분기별 일반청약 경쟁률 추이. 유진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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