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 기업은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을 통해 업무를 강화한다.
◆빅테크와 손잡고 AI 연구
네이버는 인텔의 AI 반도체 ‘가우디’를 기반으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협력하고 삼성전자와는 AI 칩을 공동 개발한다. 인텔과의 협약은 지난 9일 미국 피닉스에서 개최된 ‘인텔 비전 2024’ 행사에 공개됐다. 양사는 AI칩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네이버가 인텔의 손을 잡은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영향도 있다. 네이버는 AI 학습·추론을 위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주로 이용해왔으나 높은 비용과 재고 한계에 따라 대체제가 필요했다. 엔비디아가 주로 활용하는 AI 반도체인 H100은 개당 5000만원 이상이며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이는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이유기도 하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효율성이 높은 추론 전용 AI칩 ‘마하-1’을 개발 중이다. 가격은 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최근 메타·IBM·인텔·AMD·델·소니·소프트뱅크 등 50여곳이 참여하는 개방형 AI 연합체 ‘AI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이 연합체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방식의 AI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는 국내 AI 표준이 글로벌 표준에 발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AI 교육, 안전, 정책, 기술연구에 있어 글로벌 표준 수립에 한국의 기준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조직 개편으로 내실 강화
네이버는 9년 만에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을 5개에서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했다. 전문 조직은 크게 ▲프로덕트&플랫폼 영역 ▲비즈니스&서비스 영역 ▲콘텐츠 영역으로 나뉜다. 기술 전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광고·쇼핑·지역 등 비즈니스 영역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전사에 흩어져 있던 AI 관련 팀들을 모아 통합 조직을 신설했고 수장이자 최고 AI 책임자(CAIO)로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선임했다.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R&D 역량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AI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 통합도 검토 중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