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기대감 다시 시동… 韓 경제도 탄력 받나

-KDI 韓 경제성장률 2.2%→2.6%…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세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 금리 인하 불씨 되살아나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9월 금리 인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들어 전월 대비 상승률이 하락한 건 처음으로 물가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4월 CPI와 부진한 소매판매 영향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높였다. 최근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반도체 경기 상승세가 경기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1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2.2%보다 0.4%포인트(p) 높아졌다. 

 

 KDI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상치(2.6%)와 같은 수준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2%, 2.1%로 이보다 낮게 전망하고 있으나, 시장 전망을 웃돈 1분기 깜짝 성장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건 반도체로, 세계교역량 부진이 완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민간 소비는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8% 증가하는 데 그친 후, 내년에는 부진이 완화되면서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반도체경기 상승으로 지난해(0.5%)보다 높은 2.2% 증가한 후, 내년에는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면서 3.1%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라 지난해부터 나타난 건설수주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에 각각 1.4%,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수출 급증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내년 내수 부진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물가안정목표 수준과 유사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KDI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유가 급등,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면 우리 경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면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미국 노동부가 전날(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고, 전월대비 0.1%p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소폭 완화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였다.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았으며, 0.4% 증가할 거라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는데,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반도체 업종 강세 속에 IT가 2% 넘게 상승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CPI 상승세 둔화에 따라 S&P500지수가 5300선을 돌파하는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급락으로 이어졌고, 주요 통화와 비교한 달러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물가지표 확인이 필요하지만 미국 물가가 완만한 둔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9월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물가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 역시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는 것도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서 9월 금리인하 기대는 60%에서 70%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및 경기 흐름은 연내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경로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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