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명에도... 액트지오 신뢰성•전문성 논란 여전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를 향한 전문성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동해 영일만 일대에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전 가능성을 제시한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동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에서 자신과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액트지오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본사 주소가 일반 주택으로 검색되면서 신뢰성 및 전문성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2017년 설립됐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회사로 직원은 2~10명 정도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회사 규모와 관련해 “회사 주소지가 저의 자택이 맞다”면서도 “액트지오는 컨설팅 업체로, 우리 팀은 뉴질랜드, 브라질, 스위스 등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업무를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문성 논란 관련 질문에는 과거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전문가들과의 협업 사례를 들었다. 세계 곳곳에 지구과학 전문가(뉴질랜드), 지진파 가공 그룹(브라질), 지구화학 전문가(멕시코), 저류층 모델링 전문가(스위스) 등의 인재풀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과거 1년 동안 미얀마 심해 평가를 수행하고 아르헨티나 국영석유회사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으며, 브라질, 볼리비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심해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액트지오가 지나치게 소규모 업체라는 점 때문에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에 대해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것은 이 산업 분야의 표준”이라며 “우리는 실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회사다. 한때 직원이 15명까지 늘어났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14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컨설팅을 복수 업체에 맡기지 않은 것도 논란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액트지오가 이번 프로젝트의 분석을 맡게 된 것에 대해 “4개 업체에 대한 경쟁입찰을 시행해 기술과 가격 평가 결과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분석을 여러 업체에 맡기지 않고 액트지오 1개 업체에만 맡긴 이유에 관해서는 ‘기밀 유지’를 들었다.

 

액트지오와 석유공사의 해명에도 적절성 논란은 가라 않지 않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백 번 양보해서 저사람이 전문가라고 치자. 그런데 조 단위가 투자될 수 있는 국책사업을 타당성 검토조차 안하고 복수의 컨설팅 업체에 교차 검증도 없이 개인 기업에게 수의계약 식으로 용역의뢰를 하는게 맞나”면서 “전 세계에 이런 식으로 국책사업을 어설프게 진행하는 나라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 22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으로 내정된 의원들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속히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상임위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매장 가능성을 제기한 심해 기술 평가 업체의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우리 정부가 업체의 보고를 제대로 검증하고 관리·감독하고 있는지 논란“이라며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국책 사업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정한 연구·검증, 과학적 데이터를 수반한 국민 설득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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