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신체 구조상 질염이나 골반염, 방광염 등 감염에 의한 여성질환에 취약하다. 하지만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선뜻 병원을 찾지 않고 홀로 고통을 삼키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아직까지도 산부인과 방문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오해가 남아 있기 때문.
몸이 아프면 병원에 방문해 진단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여성질환은 초기에는 쉽고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만성화 되거나 재발할 우려가 커지기 쉬우므로 가급적 조속히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세균 등에 의해 여성 외음부인 질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그 원인에 따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칸디다 질염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질염은 칸디다 곰팡이에 의한 칸디다 질염으로 전체 질염의 70~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염이 생기면 질 입구와 그 주변이 간지럽고 소변을 볼 때나 성관계를 가질 때 통증이 일게 된다. 분비물이 많아지거나 색과 형태 등이 변하고 악취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질염은 그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산부인과를 방문해 PCR 검사를 진행하여 원인부터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세균감염에 의한 질염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이 더 넓은 범위로 진행되어 골반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골반염은 자궁내막이나 자궁경부, 난관, 난소 등 광범위한 여성 생식기 부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질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을 통해 세균이 위로 번지면서 골반염으로 악화되곤 한다. 골반 부위의 통증과 더불어 발열, 질 분비물 증가, 월경량의 변화, 오한,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여성의 비뇨생식기계에 나타나는 다른 질환과 유사한 점이 많으므로 비슷한 증상이 있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방광염은 방광에 세균이 침입해 생기는 감염성 질환이다. 20~30대 젊은 여성부터 폐경 이후 장년층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에 발생한다.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빈뇨나 요절박, 배뇨통, 잔뇨감 등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조보라 사당 루빈여성의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이러한 질환은 발병 초기에는 감염 원인을 파악하여 항생제 등을 투약하는 간단한 치료만으로 금방 좋아질 수 있다”며 “치료하지 않고 참고 방치하기만 하면 상태가 악화될 뿐, 자연 치유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에 나서 초기에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평소 생활 습관이나 건강 상태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므로 여성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염에 의한 여성질환을 예방하고 싶다면 배변 후 뒤처리를 할 때 뒤에서 앞이 아니라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장균에 의한 여성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질 등을 지나치게 자주, 과도하게 세정하면 오히려 질 내 균형이 깨지면서 각종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